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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고 종합스포츠센터 건립'은 없던 일인가?

진환(완도읍 주민)

  • 진환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27 08:56
  • 수정 2015.11.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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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입후보자나 정당이 유권자에게 행하는 공적인 약속이 공약(公約)이다. 아무리 작은 지역의 선거라 해도 유권자가 모든 입후보자의 능력이나 경력에 대하여 충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은 입후보자의 공약에 의하여 입후보자의 정견(政見)이나 인물을 파악하게 된다. 따라서 공약은 투표의 중요한 선택기준이 되며 책임정치의 중요한 구실을 하게 된다. 그러나 공약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당선만을 위한 선심공세로 변질되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군수의 공약은 군민과의 공적인 약속임으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으면 지켜져야 한다. 민선 6기 신우철 완도군수는 부자 완도 12, 관광 완도 7, 행복 완도 9, 희망 완도 12 등 40개의 공약을 내걸었다.

그 중 하나인 '장보고 스포츠센터 건립'은 완도군청 누리집의 군수공약사항 22번으로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다양한 스포츠시설을 갖춘 장보고 종합스포츠센터를 완도군 체육공원 인근에 건립하여 지역 내 부족한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등 스포츠 동호인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체육공원과 연계한 종합스포츠센터를 건립하여 스포츠파크를 건설하고, 지역 내 부족한 체육시설 확충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지상 3층, 연면적 4천 평방미터 규모의 수영장•볼링장•탁구장•체력단련장•건강교실 및 관리실 등이 있는 다목적 체육관을 9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까지 완공하고, 스포츠센터가 들어서면 지역 내 부족한 체육시설을 확충하여 지역민의 체육활동 욕구 충족하고, 우수 스포츠파크 활용을 통한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 추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 지난 7월 13일 완도군청에서는 ‘완도군, 수영장 갖춘 다목적체육관 건립사업 국비 30억 확보, 공모사업 선정으로 군민 숙원사업 해결’이라는 제목의 뜬금없는 보도자료가 나왔다.

내용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2015년도 개방형 학교 다목적체육관 건립지원 공모사업'에 완도군이 선정되어 완도초등학교에 70억원 규모의 체육관이 들어선다. 총사업비 국비 30억 원, 도교육청 20억 원, 군비 20억이 투입될 계획이며, 지상 2층, 연면적 2,320㎡규모로 지어진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실시설계를 착수하여 내년 상반기 착공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군은 ‘이번 공모사업을 통해 수영장이 시설되면 학생들은 물론, 성인들의 취미활동이나 재활치료, 생활체육활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오정임 문화체육과장은 “민선 6기 역점시책사업으로 추진한 실내수영장 건립사업이 공모사업을 통해 소기를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며, “군민들이 절실히 희망했던 숙원이 해결되었다.”고 엉뚱한 내용을 가지고 군수 공약사항을 이행한 것처럼 담당 과장은 자화자찬하는 일방적인 내용을 발표하여 군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군청의 보도자료 내용을 지금도 버젓이 누리집에 올라있는 군수의 공약과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내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군민들에게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한 것으로 포장하는 대담함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의 눈에는 군민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모름지기 개인과 개인 사이의 인간관계도 상대방에 대한 믿음에서부터 시작된다. 하물며 수 만 명의 군민을 상대로 선거 때 내걸었던 군수의 공약이 유권자인 군민들에게 사전에 한 마디 양해도 구하지 않고 약속을 어겨서는 안 된다. 오히려 군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서 군민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더 더욱 도리가 아니다. 진솔한 마음으로 군민들의 바람과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군수가 해야 할 일이다. 예기치 못한 사정이 생겨 약속을 지킬 수 없다면 그 사정을 숨김없이 군민들에게 알려주고 이해와 양해를 구하면 될 일이다.

‘신뢰는 유리 거울 같은 것이다. 한 번 금이 가면 원래대로 하나가 될 수는 없다’는 스위스 철학자인 헨리 F. 아미엘의 말처럼, 신뢰는 한 번 잃게 되면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