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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산들(10) - 보길도 격자봉(적자봉)이승창(완도군 어촌민속전시관장)
이승창 | 승인 2015.08.25 15:31
   
 


어부사시사로 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조선시대의 고산 윤선도 선생이 제주도로 가는 길에 풍랑을 만나 배를 섬에 대고 수려한 산봉우리를 바라보고 배에서 내려 격자봉에 올랐고, “하늘이 나를 기다린 것이니 이곳에 머무는 것이 족하다”면서 부용동(芙蓉洞)이라 이름 짓고 그대로 정착했다고 알려져 있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보길도에는 섬의 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지는 격자봉[(格紫峰)/적자봉(赤紫峰)] 능선이 있는데, 육지 기준으로는 야트막한 산이지만 바다와 접한 섬에 있는 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만만하게 볼만한 낮은 산이 아니다. 또한, 보옥리 마을 앞에는 보죽산(甫竹山 뾰쪽산, 195m)이 있다.


격자봉 이름의 유래는 ‘윤선도가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지식을 명확히 함)의 개념과 주자의 자양서원(紫陽書院)의 앞 글자를 차용하여 격자봉(格紫峰)으로 불렀다’는 설이 있다. 또한, 고산의 5대 손인 윤위가 보길도를 답사하고 쓴 기행문인 보길도지(甫吉島識)에도 ‘…황원포에서 격자봉(格紫峰) 아래까지는 5리 남짓하다. 주산인 격자봉은 높이가 60~70길쯤 된다.…(이하 생략)’고 기록하고 있다.

반면에 1917년 일본인이 제작한 1/5만 지도에는 ‘적자봉(赤紫峰)’으로 적혀있고, 완도군 행정지도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검색서비스에도 ‘적자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정상의 높이도 완도군 행정지도에는 해발 431m로, 산에 있는 표지판에는 433m로 표기되어 있다. 이처럼 산 이름과 높이가 서로 달리 표기되어 혼란을 주고 있어 통일된 표기가 필요한 실정이다.

격자봉을 오르는 길은 다음과 같이 몇 갈래의 등산로가 있는데, 필자는 면 소재지인 청별에서 올라 보옥리로 내려가는 종주코스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1. 청별리 ➜ 광대봉 ➜ 큰길재 ➜ 수리봉 ➜ 격자봉 ➜ 누룩바위 ➜ 425봉 ➜ 뽀래기재 ➜ 보옥리(9.0㎞)

2. 낙서재 ➜ 큰길재 ➜ 격자봉 ➜ 425봉 ➜ 뽀래기재 ➜ 선창리재 ➜ 남은사 ➜ 구렁목 골 ➜ 낙서재

3. 보옥리 ➜ 뽀래기재 ➜ 425봉 ➜ 누룩바위 ➜ 격자봉 ➜ 수리봉 ➜ 큰길재 ➜ 낙서재(6.0㎞)

4. 예송리 ➜ 큰길재 ➜ 수리봉 ➜ 격자봉 ➜ 누룩바위 ➜ 425봉 ➜ 뽀래기재 ➜ 망월봉 ➜ 선창리(6.8㎞)

들머리는 청별리 보길파출소 앞에서 건물의 왼쪽을 끼고 돌아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올라가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세워놓은 안내도가 보이는 곳이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여 오르막을 10분쯤 오르면 주변이 환하게 트인 바위가 버티고 서있다.

바위에 올라서면 보길도와 노화도 사이에 있는 장사도를 징검다리로 연결된 보길대교(2008년 1월 준공)의 붉은 색 아치가 눈길을 잡아당긴다. 조금 더 고도를 높이면 왼쪽으로 청별리에서 정동리로 가는 길목의 바닷가 쪽에 있는 ‘황원포’[潢源浦) - 고산(孤山) 선생이 제주도로 항해하던 도중에 심한 풍랑(風浪)을 만나 처음으로 보길도에 배를 정박(碇泊) 했던 곳으로, 어떤 바람이 불어도 맞지 않는 팔풍지석(八風之席)이다.]가 보이고, 그 뒤로 넙도•마안도•노록도 등 노화읍에 딸린 섬들이 보이고 멀리 땅끝마을의 전망대와 두륜산의 이어지는 호남정맥의 한 줄기인 달마선 능선도 희미하게 나타난다.

그리 급하지 않은 경사를 따라 오르다보면 광대봉(廣大峰 310.5m)이 나오는데, 도상 거리는 들머리로부터 2.5㎞ 정도 되는 지점이다. 이 지점에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보면 발 아래로 월송리가 자리잡고 있고, 간척지를 건너 통리․중리해수욕장과 우암 송시열 선생의 ‘글쓴바위’가 있는 백도리와 바다 건너 소안도가 차례로 다가선다. 광대봉에서 큰길재까지는 약 1.4㎞ 거리의 완만한 내리막길이다.

큰길재는 부용리와 예송리를 연결하는 재로 옛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을 때 지역 주민들이 이용했던 곳으로 길이 네 갈래로 갈라진다. 산행을 시작했던 청별리로 가는 길과 목적지인 보옥리로 가는 길이 있고, 왼쪽으로 0.9㎞ 내려가면 예송리로, 오른쪽으로 0.9㎞ 하산하면 부용리의 곡수당(낙서재)이 나온다.

[ 계속 이어집니다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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