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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바로 알고 이용하자

왕세호(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장)

  • 왕세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8.19 15:11
  • 수정 2015.11.0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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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호(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장)

김, 미역, 다시마, 톳, 전복 등은 청정바다 수도 완도의 대표적인 친환경적인 양식품종이다. 과거에 비해 김과 톳의 시설량은 감소했지만 미역과 다시마, 전복 등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전복양식의 증가는 미역과 다시마에도 영향을 미쳐 이용도는 물론 시설시기 등 양식순환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즉 미역의 경우 2013~2014년 2년 연속 조기시설 이후 초기에 엽체탈락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종사를 3~4회 반복적으로 시설을 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끝났다.

전복도 심상치 않다. 최근 전복양식에서 가장 많이 듣고 있는 키워드는 '위기'이다. 그것은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생육기간 단축, 어장환경 악화 등 양식어업인들의 기대심리를 갈수록 저하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우선 완도 해역의 해황 여건을 살펴보면, 조류와 수온의 영향이 심상치 않다. 즉 '냉수대'와 '저수온대'이다.

2013~2014년 8~10월 미역시설 및 초기성장시기 평년(8월 23.1℃, 9월 23.0℃, 10월 19.7℃)대비 저수온대가 장기간 정체되었다. 즉 2014년 8.2~10.4일까지 수온 22℃ 64일간, 10.5~10.14일까지 21℃ 10일간, 10.15~10.26일까지 20℃ 12일간 장기간 정체되었고, 해조류 피해가 가장 컸던 2013년의 경우 동 기간 수온 22℃ 이상 올라간 기록이 없을 정도다. 즉 8.17~9.3일까지 수온 20℃ 28일간, 9.14~10.11일까지 수온 21℃ 28일간 정체되었다. 이후 10~11월 수온이 정상적으로 떨어지지 않고 평년수온보다 오히려 0.4~0.7℃ 상승하는 불안전한 변화를 보였다. 수온 조기하강은 해조류 포자발아 및 초기성장에는 도움을 주지만 장기간 정체 현상이나, 가을철 수온이 다시 상승하는 경우 오히려 해조류의 생리적 기능을 저하시켜 엽체 색택변화, 활력감소, 성장둔화, 병해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으로 2013~2014년도 1~3회 종사를 감는 어가에서 100~60%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가 흔히 미역종사를 바다에 적응시키기 위해 내는 시기 즉, 가이식은 수온 22℃ 하강하는 시기에서 20℃ 전후로 한다. 그러나 9월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맑은 외양수의 유입, 적조발생, 또는 소조시 조석차가 가장 적은 시기로 1㎝ 미만의 유엽이나 아포체 크기에 피해를 입힌다. 심하면 2~3일 사이에 싹이 거의 전멸되기도 한다. 따라서 조기 생산을 위해서는 가이식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좋겠으나 위와 같은 위험 요인을 피하기 위해서는 해황의 변동이 적고 안정되는 10월 이후가 좋다고 볼 수 있다. 수심관리도 처음에는 수심 3~4m 전후로 메달고, 그 후 차차 높여 주어서 7~10일 후에는 수심 1~1.5m층에 관리하도록 한다.

배양장에서 촉성재배를 통해 조기종묘 생산을 제한해야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해황이 맞는 어장에 제한적으로 시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린엽체 탈락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유속이 빠르고, 외양수 영향을 받지 않는 어장의 선택이 필요하며, 발아가 잘 되는 종묘는 크기가 아포체에서 2㎜ 내외의 유엽체까지이므로 위험기에는 아포체의 성장을 억제시켜 위험기를 지나서 가이식을 하도록 한다. 외양성 어장의 경우 친승의 수하 수심을 5m 전후로 깊이 내려주어 성장을 억제시켜 위험기를 넘긴 뒤 수위를 올려 준다. 조기산 미역 생산을 위해서는 양성장의 수온에 적응할 수 있는 종묘의 크기이면 이식시켜도 무방하나 서둘러서 조기에 시설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러므로 종묘가 2~3㎝ 성장하고 수온 역시 17℃정도 되었을 때 본양성 시설을 하는 것이 무난하다.

전복먹이용을 준비하려는 양식어업인들의 경우 시설시기를 조급하게 서둘러서는 안된다. 해황 여건에 맞지 않은 조기시설은 실패는 물론, 종묘의 질을 저하시키고 종사가격만 크게 상승시키는 결과로 오히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적기에 시설해야 한다.

이용할 수 있는 넓은 바다가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고, 양식기술이 발달하고 경험이 풍부하고 많을수록, 양식 기자재의 현대화의 발전도 양식생물에 대한 생리 생태를 알고 순리에 맞게 양식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음 세대에 미래 식량자원의 보고이자 삶의 터전인 황금바다를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해 바다를 이해하고 바로 알자. 깊은 바다, 끝없는 수평선, 지구의 70%인 바다는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