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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명 친구들 나라, 네팔 돕기를 제안한다

박남수(편집국장)

  •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 입력 2015.04.30 14:46
  • 수정 2015.11.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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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5월 장보고축제다. 올해로 열아홉 번째 맞는 축제에서 ‘장보고가 없다’는 지난 사설에 대해 축제를 주관하는 측에서 몹시 언짢았던 모양인지 과민한 반응도 보인다. 군정에 대한 기대가 큰 탓으로 이해해 달라. 우리 시대에 장보고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도 담았다.

내 기억으론 장보고에 관한 가장 멋진 표현은 2008년 경에 보았다. 달도 입구 군 홍보 아치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세계인 최경주, 미래인 장보고.’ 완도 관문에 걸렸으니 아마도 완도를 찾는 모든 이들은 보았을 것이다. 1,200년전 과거 인물 장보고를 굳이 미래인으로 불렀다. 장보고 대사의 해양 개척정신을 우리 완도가 추구해야할 미래의 이상적 가치로 정하고 닮고자 했을 것이다. 요즘 완도에는 그런 진취적인 개척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래서 장보고의 부재를 거론한 것이다. 부디 곡해 없길 바란다.

지난 25일 세계의 지붕, 신의 나라로 불리는 네팔에 강도 8에 가까운 대지진이 발생해 현재까지 5,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수도 카트만두에는 매일 10만명씩 도시를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상황이라고 한다. 국가 시설의 절반이 무너져 내렸고 복구가 어려울 거라는 보도도 뒤따른다. 수도 카트만두는 유령의 도시로 변할지도 모른다. 네팔의 슬픔에 세계 각국은 물론 한국정부도 긴급 구호자금과 구조대를 파견했고, 광주시는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긴급구조를 위한 의료인력을 네팔에 보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전라남도 역시 산하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성금을 모아 지진피해 돕기에 나서기로 했단다. 그런데 우리 완도는 아직 어떤 움직임이 없다.

장보고 대사가 주름 잡던 당시는 한-중-일 삼국이 곧 국제무대였다. 동북아는 물론 멀리 페르시아까지 영역을 넓혀 세계를 주름잡던 그였다. 그래서 과거 장보고는 세계인이었다. 당시 중국이나 일본에서 큰 천재지변이 일어나 수많은 청해진의 친구들이 죽거나 다쳤다면 과연 장보고 대사는 어찌 행동했을까? 적어도 나 몰라라 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말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돼 완도 지역에서 근무하는 네팔 출신 이주노동자는 모두 26명이다. 관내 전복양식장과 어선 혹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26명의 젊은 네팔 친구들이 고국의 친지,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그들의 고통과 한숨을 모른 척하면 안 된다. 우리 이웃이고 친구이기 때문이다.

완도군이 표방하는 모토는 ‘모두가 행복한 희망 완도’이다. 그 ‘모두’에는 26명도 당연히 포함돼야 한다. 이웃 나라의 불행을 위로하고 슬픔을 나눌 때 완도는 비로소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

대지진으로 깊은 슬픔을 겪고 위기에 빠진 신의 나라 백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더불어 우리 청해진 사람들의 네팔을 향한 적극적인 행동과 따뜻한 실천을 제안한다. 그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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