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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산들 ⑥ 상황봉 대신리 코스

이승창(완도군 어촌민속전시관 관장)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5.04.23 01:16
  • 수정 2015.11.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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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리(77번 국도) ⇄ 농로 끝(들머리) ⇄ 능선 갈림길(소세포) ⇄ 갈림길(범해사) ⇄ 갈림길(대구리) ⇄ 심봉 ⇄ 상황봉 [3.5㎞]
 

▲ 등산객들이 밧줄을 잡고 심봉을 오르고 있다.


상황봉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여러 갈래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등산로는 지금까지 소개한 다른 등산로에 비해 일반 등산객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등산로다. 이유는 일반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거의 없는 호젓한 길이고, 능선까지 이어지는 길은 발에 부담을 주지 않는 흙길이며, 사람의 손때를 덜 탄 탓에 주변 환경이 훼손되지 않고 비교적 깨끗하기 때문이다.

코스의 시작은 대신리 마을을 지나는 77번 국도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농로의 끝이다. 농로를 따라가다 보면 산과 맞닿은 지점에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상황봉 정상까지는 3.5㎞ 정도 거리다. 비교적 완만한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임도 비슷한 길을 만나게 되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주위가 훤하게 트인 가족묘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옷매무새를 고치고 묘지 뒷쪽으로 이어지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위해 올라간다.

푹신푹신한 흙길을 밟으면서 들머리로부터 1.5㎞ 거리를 4~50분쯤 올라 능선에 서면 두 갈래로 길이 나뉜다. 오르막 방향에서 왼쪽으로 2.3㎞ 정도 능선길을 따라가면 소세포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대구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쳐지는 삼거리를 지나 심봉을 거쳐 상황봉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발걸음을 오른쪽으로 돌려 조금 가다보면 잡초가 우거져 흔적만 남은 헬기장터가 나오고, 거기서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5분쯤 진행하면 주변이 확 트인 전망 좋은 바위를 만나게 된다. 배낭을 잠시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면 발 아래로 대신리 마을과 화흥포 간척지의 농경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왼쪽을 보면 대구리에서 심봉으로 이어지는 오봉산 줄기가 보이고, 고개를 뒤로 돌려 북쪽을 올려다보면 심봉과 그 너머로 상황봉 정상이 보이고 상황봉 정상에서 백운봉으로 가는 능선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목적지인 상황봉 정상으로 오르기 위해 배낭을 메고 발걸음을 옮겨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을 걷게 된다. 가끔은 등산로까지 내뻗은 나뭇가지가 길을 막아 걸음이 늦어지게 할 만큼 등산객들의 발길이 뜸한 길이다. 5~7분쯤 가다보면 ‘상황봉사랑’ 동호회가 만들어놓은 조그만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가 안내하는 왼쪽으로 내려가서 개울을 건너면 범해사로 가는 길이다.

직진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여 오르막길을 올라 호흡을 고르면 대구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심봉까지는(약 0.8㎞) 꽤 가파른 오르막길로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는데, 봄부터 가을까지 갖가지 들꽃들이 줄지어 피어 등산객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 구간이다.

숨을 헐떡이고 된비알을 오르면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위험한 바위를 잡고 기어가듯 힘겹게 올라서면 눈앞을 가로막는 커다란 암봉이 나타난다. 상황봉의 주요 다섯 봉우리 중 하나인 심봉(598m)이다. 심봉에서 상황봉까지는 0.7㎞ 정도로 10여 분이면 오를 수 있다.

상황봉 정상에서는 대략 네 갈래로 길이 갈라진다. 백운봉을 거쳐 불목리로 가는 길 또는 임도에서 수목원으로 내려가는 길, 관음사터를 거쳐 대야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삼밭재로 내려가서 능선길을 따라가다 갈림길에서 소가용리(도암리) 또는 죽청리 구 LPG충전소로 내려가는 길 등이다. 등산로마다 각기 다른 특징이 있으므로 몸 상태와 시간 등 자신의 여건에 맞는 등산로를 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