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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세월호 참사 1주기 토론회 ②

  •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 입력 2015.04.23 01:00
  • 수정 2015.12.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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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전 국민이 세월호의 침몰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당연히 전원 구조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결과는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구조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입니다.

박남수: 구조를 못한 것이 아니고 안한 것이라면 국가 시스템을 바꿔야겠죠. 지금 상황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가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때입니다.

김영신: 국가의 권력을 한시적으로 위임받은 정권이 한명이라도 구조되기를 기다리는 유가족들에게 분양소나 팽목항에서 보여주었던 모습들이 떠오릅니다. 국가의 악마적 성향을 여실히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합니다.

위대한: 맞아요. 구조를 못한 책임도 문제지만 수습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보여준 태도가 더 문제입니다. 어렵게 세월호특별법을 만들었지만 그 시행령을 보면 진실을 밝히기 힘든 구조입니다. 특위에 파견하는 공무원의 비율이 문제인데, 조사를 받는 당사자인 해양수산부 공무원들이 특위에 대거 참여하는 구조에서 진실을 밝혀낼 수 있겠냐는 거죠.

박주성: 세월호 참사의 수습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모습은 제대로 된 국가의 모습이 아닙니다. 국민에게 불신만 심어주고 있어요. 침몰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영신: 경찰에서는 과적과 급격한 방향 전환이 원인이라고 밝혔어요. 침몰 원인에 대한 온갖 의혹에도 불구하고 침몰 원인 규명은 전문기관에서 해야 할 일이죠. 단 세월호 유가족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전문기관에서 해야 합니다.

이동주: 전문가들도 이게 원인이었다고 결론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참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의심 가는 부분에 대해 진상을 확실히 규명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김영신: 사고의 원인을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면 적확한 재발방지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게 큰 문제점입니다. 안 구했다는 것은 음모론이지만 못 구했다는 것은 진실입니다. 구조 못한 이유를 밝혀내야만 또다시 국민이 무참히 죽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진실규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박남수: 건강한 국가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결방법까지 법체계 안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안을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게 더 문제겠죠.

배철지: 자본의 이익에 봉사하는 게 국가라는 생각이었는데,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수습하는 과정을 보면서 그 생각이 더 확고해졌어요.

김성률: 한편에서는 많은 비용을 들여 굳이 해야 하냐는 의견도 있지만 사고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세월호를 인양해야 합니다. 선체가 그대로 올라와야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이동주: 종편과 일부 언론에서 ‘비용 문제’를 이유로 세월호의 선체 인양을 포기해야 한다는 식의 방송을 하고 있어요. 사고 초기에 인양하겠다고 한 것은 여론을 저울질해본 것 같습니다.

김영신: 사회적 혼란과 국민의 분열을 야기하는 여론의 저울질은 비용측면에서 봤을 때 인양비용 이상의 손실입니다. 빨리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야 합니다. 진실규명의 가치에 동조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합니다. 정부가 인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니 기다려봐야죠.

최진영: 선체 인양이 논란거리가 된다는 게 저에겐 더 충격입니다. 자식을 낳고 길러본 사람이라면 굳이 그 자식이 부모에게 어떠한 존재라는 것을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죠. 진실을 규명하자고 1년 넘게 광화문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을 생각하면 참혹한 심정입니다.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당연히 인양을 해야죠.

위대한: 세월호 참사 이후 온 국민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 공황상태로 참혹한 시간을 보냈어요. 언제까지 가족과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눈물 흘리고 고개 숙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애원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1년이 지난 현재, 세월호에는 9명의 실종자가 남아있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하자고 말들은 하지만 그 대책은 미흡한 상황입니다.

박주성: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못한 충격과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이젠 잊을 때도 되었다고 잊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요? 아직 해결된 것 하나 없이 진행 중인 이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는 생각에서 의견을 나눠보았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토론회를 이만 마치겠습니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소망하며 토론에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리: 위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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