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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담배연기와 함께 흩어진 존경심

  • 위대한 기자 zunjo@naver.com
  • 입력 2015.04.22 20:45
  • 수정 2015.11.0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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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완도중학교 총동문회 회기별 체육대회가 모교 체육관에서 열렸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졸업생과 가족들이 함께했다. 일 년에 한 번씩 열리는 회기별 체육대회는 동문들 간 신뢰를 돈독히 하고 화합을 다지는 친목의 자리이다.

선배들이 정성껏 모은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모교를 지키고 보다 좋은 후배들이 배출되기를 바라는 선배들의 마음일 것이다.

1부 행사가 끝나고 졸업생들이 실외에 설치된 회기별 자리로 돌아갈 때였다. 체육관 입구 여기저기에서 담배연기가 피어올랐다. 담배를 입에 물고 연기를 내뱉는 선배들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담배를 발로 비벼 끄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사람도 보였다.

반대 쪽 입구에 한 초등학생이 담배연기 때문에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었다. 학교는 금연구역이다. 학교에서는 금연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흡연과 간접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리고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 있다. 교내에서 자연스럽게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그 아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학교를 다시 찾은 졸업생들은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로 기억되기를 바랄 것이다.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이 담배연기처럼 흩어지지 않았기를 바란다. 흡연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인식하고 특히 공공장소는 금연구역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제 9조에 의해 학교시설은 전면금연구역이다. 학교 정문으로부터 50m이내 공간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지역도 있다.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1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날 수십 명이 피웠으니 금연단속원이 있었다면 몇 백 만원의 세금을 걷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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