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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의 산들 ③ 상황봉 대야리 코스

  • 이승창 wandonews@naver.com
  • 입력 2014.12.23 22:44
  • 수정 2015.11.0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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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덮인 상황봉


대야 주차장(들머리) ⇄ 철탑 ⇄ 건드렁바위 ⇄ 철탑 ⇄ 너럭바위(헬기장터) ⇄ 상여바위 ⇄ [도치봉] ⇄ 관음사터 ⇄ 황장사바위 ⇄ 임도 ⇄ 코뿔소바위 ․ 벼락바위 ⇄ 상황봉 정상(645m)

상황봉의 여러 등산로 중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길이다. 오르막과 평지 ․ 바위 등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있어 비교적 산행하기가 편한 코스다. 등산로 주변에는 가시나무 ․ 동백나무 등 난대상록수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군데군데 기묘한 바위들이 살포시 몸을 내밀어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대야수원지 아래쪽에 음수대와 화장실을 갖추어진 주차장이 자리 잡고 있다. 100여m쯤 올라가서 임도가 시작되는 지점과 수원지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10여m 정도 오른쪽 지점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 입구에는 초행자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산행안내판과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등산로에 들어서 250m 정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면 송전철탑이 나타나고, 약 600m 지점에서 등산로 오른쪽으로 약 15m 정도 들어가면 숲에 살포시 앉아 있는 바위 위에 또 하나의 바위가 올려져 있는데, 바위를 흔들면 건들건들 움직인다는 ‘건드렁바위’가 수원지 건너편의 ‘송곳바위’와 마주보고 있다.

 

 

 

 


다시 500m쯤을 더 올라가면 다시 철탑이 보이고, 철탑을 지나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풀섶에 덮혀 있는 헬기장터가 나오며, 조금 더 가면 왼쪽으로 너럭바위가 나온다. 이곳은 산행을 시작한지 20~30분 정도가 지난 약 1.3㎞ 지점으로 이 코스로 산행을 할 때 첫 번째로 쉬어가는 곳이다.

너럭바위에서 상여바위(일명 천연대)까지는 비교적 평탄한 구간이다. 상여바위를 지나면서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보통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오른쪽의 등산로와 왼쪽 가파른 오르막길을 지나 도치봉을 넘어 다시 길은 합쳐진다. 도치봉에 올라서면 장애물이 없어 주변 풍경이 시원스럽게 한 눈에 들어온다.

갈라졌던 길은 다시 합쳐지고 100여m쯤 올라가면 또 갈림길이 나온다. 곧바로 올라가면 상황봉으로 가게 되고, 왼쪽으로 20m쯤 내려가면 관음사터가 나온다. 들머리로부터 약 2.1㎞를 지난 지점이다. 관음사터에는 커다란 바위 아래 돌로 만들어진 물통이 놓여 있고 바위틈에서 석간수가 흘러나오는데, 상황봉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갈증을 풀 수 있는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다. 세월이 흘러 절은 자취를 감췄고 주변을 둘러보면 흩어진 기와 파편들이 과거 절터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 관음사 터

관음사터를 지나 5분쯤 오르면 ‘황장사바위’가 나온다. 황장사바위에서 100m쯤 오르면 임도를 만나고, 임도를 지나 다시 산으로 접어들어 오르다 보면 커다란 바위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바위 중간에 툭 튀어 나온 특이하게 생긴 바위와 마주치게 되는데 이 바위를 ‘코뿔소바위’라고 부른다.

약 3.1㎞ 지점의 오른쪽에 커다란 바위가 벼락을 맞아(?) 5등분으로 쪼개진 형태의 바위를 만나게 되는데 ‘벼락바위’라 부른다. 벼락바위에 올라서 주변을 둘러보면 백운봉과 대수골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이곳에서 10여분을 더 오르면 봉수대가 있는 상황봉 정상에 이르게 된다.

 

 

 

 

 

 

▲ 상황봉~백운봉 구간 능선에 새로 설치된 전망대


상황봉 정상에서는 푸른 하늘과 바다, 점점이 떠있는 다도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고금도, 신지도, 청산도, 소모도, 대모도, 여서도, 소안도, 보길도 등 인근 섬들과 그 옛날 장보고 대사가 누비고 다녔을 바닷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청명한 날에는 멀리 제주도 한라산 정상 부분을 볼 수 있다.

또한 동쪽으로는 장흥 천관산이, 북으로는 해남의 두륜산과 강진의 주작산 ․ 덕룡산이 보이고, 멀리 월출산의 봉우리들이 아스라이 눈에 잡히는 등 남도의 명산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서쪽으로는 발아래 심봉이 상황봉을 기대고 서있고 바다 건너 해남의 땅끝 마을 ․ 진도 등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선다.

완도팔경 중 하나인 ‘상왕(象王)의 백설홍춘(白雪紅春)’을 노래한 글 중 한 구절을 소개하면 ‘백설에 덮힌 상왕봉에 올라 붉게 핀 동백을 구경하지 않고 겨울과 꽃을 논하지 말라.’고 하여 겨울철에 하얀 눈으로 뒤덮힌 상황봉 기슭에 핀 핏빛 동백꽃의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다.

 

 

 

 

 

 

▲ 눈 덮인 바위에 붉은 동백꽃이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