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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는 여의도와 다르다
박남수 기자 | 승인 2014.07.31 01:02
   

완도 장을 보고 고금도로 돌아가는 버스 승객들이 발권하는 사이 배가 이미 떴다.


7월 30일 완도읍 장날. 이른 장을 보고 돌아오는 고금도 사람들이 탄 빨간 버스가 신지도 송곡항에 도착했다. 불편한 몸으로 여객선 표를 사러 신분증을 들고 하나 둘 버스에서 내린다. 주민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신분을 확인하고 연락처까지 적은 후 표를 받아 다시 차에 오르는 사이 배는 이미 떠났다. 세월호 사고 이후 섬 사람들이 겪는 일상이다. 그러면서 모두가 입에서 내뱉는 말이 "그놈의 세월호"다.

진도 사람들은 사고 후 팽목항에 이르는 모든 가로수에 노란 리본으로 수를 놓았다. 가족을 잃고 슬퍼하는 유가족들을 위로하며 함께 울었다. 숨죽이며 살았다. 노래할 수 없으니 노래방은 문을 닫았고, 관광객은 오지 않고 진도산 농수산물은 팔리지 않았다. 피해액만 900억 원에 달했다. 급기야 진도 범군민대책위원회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월호 사고 후 완도 사람들의 생활은 이전보다 더 복잡하고 불편하다. 섬에서 섬으로 이동하기 위해 신분 확인은 필수고 신분증이 없으면 배를 탈 수조차 없다. 배가 출발하기 10분 전에 발권이 끝나야 한다.

금일 주민들의 경우 완도읍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려면 왕복 네 번을 차에서 내려서 발권을 해야 한다. 그런데 승객 대부분이 고령층 어르신들이라는 점이다. 평길에서도 걷기 힘든데 버스에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불편을 겪는다.

우리군은 이런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섬과 섬을 오갈 수 있도록 버스 승선제도를 도입한 게 엊그젠데 말이다.

또, 중장비를 실은 트럭은 서로 분리해 배에 올라야 한다. 엘피지 가스통은 여객선이 아닌 화물선으로만 수송이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 이후 섬 주민들이 겪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은 크게 증가했다. 신체적 불편은 말할 것도 없다. 새로운 질서에 마냥 따르고 적응하기는 너무 늙고 힘겹다.

세월호 이전에도 완도 사람들이 지불하는 통행료, 물류비, 생필품 등 경제적 비용은 육지 경우보다 몇 배는 더 크다. 그런데 세월호 이후 더 늘었다. 더 많은 세금을 내고 혜택은 덜 받은 셈이다. 이는 경제적 차별을 넘어 지역차별이자 심각한 인권차별이다.

최근 신임 신우철 완도군수가 최근 군민과의 대화를 위해 읍면 순회를 할 때 행정선을 이용하지 않고 여객선을 탔다고 하니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지역 섬 주민들이 겪는 불편과 고통을 충분히 이해했을 거다. 노인들이 발권을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시간이 지연돼 배를 놓치고 생필품과 중장비를 비싸게 이용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파악했다면 이제 이에 대한 좋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

안전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그렇다고 단지 안전을 이유로 섬 사람들이 겪는 일상의 여러 불편을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우리 완도 사람들이 인천국제공항 발권과 탑승의 예를 따를 수는 없다. 몇 조금 지나 다시 옛날로 돌아갈 경우가 아니라면, 더 늦기 전에 육지 사람들이 일상으로 누리는 하이패스나 교통카드, 환승할인제, 티켓무인발매기, 공영제 등과 같은 편리한 방법을 도입해 운용하길 바란다. 

섬 사람들에게 배는 교류와 소통의 유일한, 최소한의 도구이자 수단이다. 그마저 낮 동안의 경우다. 밤에는 고립된다. 바람처럼, 갈매기처럼 자유롭지는 못해도 토끼와 거북이처럼 걸을 수는 있어야 한다.

여의도로 가려는 사람이 표를 사기 위해 차에서 내려 줄을 서고 신분 확인 후 배를 타지는 않는다. 다리를 건너고 지하로 달리면 된다. 완도는 여의도와 전혀 다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더 달라지고 있다. 이대로 좋은가?
 

   

고금도 상정항 풍진해운 매표소. 완도장에 가기 위해 승객들이 버스에서 내려 줄지어 표를 사고 있다.  

박남수 기자  wandopi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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