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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학교폭력 심각한 수준이다

아르바이트시켜 돈 빼앗고…새벽시간 불러내 폭행·금품갈취도

  • 완도신문 wandonews
  • 입력 2014.06.18 23:07
  • 수정 2015.12.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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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내 0000고등학교 일부학생들이 00고등학교 후배들을 새벽 시간에 불러내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사건이 발생해 학교폭력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특히 이들 가해 학생들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피해학생들을 동원해 아르바이트까지 시켜 돈을 빼앗거나 하굣길에 상습적으로 폭행을 하고 금품을 갈취하는 행위를 버젓이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들에 따르면 “선배들이 새벽 시간에 아무런 이유 없이 전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 만자고 나가면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했다”며 “그 곳에는 여러 명의 선배들이 함께 모여 공포감을 조성해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학교 선생님과 부모님께 알리지도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학생들은 이어 “선배 전화를 받고 0000호텔 식당에서 2~3시간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선배가 돈을 주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에 동원된 학생들은 선배가 무서워 돈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못했다”며 “7월부터 방학인데 방학 중에 폭력이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피해학생들은 또 “완도읍에 거주하는 000학생은 새벽 시간에 폭행당하고 금품을 갈취당한일이 5회 정도 반복돼 학교 가기를 꺼려하고 있고 수업시간에 공부를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며 “하굣길에 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타 지역 학교로 진학했다가 자퇴한 선배에게 폭행과 금품 갈취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내 학생들의 학교폭력 행태가 갈수록 흉포화, 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을 내지 않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집단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물론 조직폭력배처럼 아르바이트를 시킨 뒤 일당을 가로채는 등 어른 뺨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 지역사회와 교육청, 학교, 경찰, 주민의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완도읍 주민들에 따르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 관계기관과 학교에서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그 실효성이 미미한 실정이다”며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재의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등 학교폭력 환경을 근본적으로 제거해 학교폭력 자체가 이뤄질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어 “학교폭력은 어느 특정 기관에서만 예방활동을 해야 하는 것으로 대다수 주민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을 같이 하면서 노력을 해야 된다”며 “기본적으로는 학생 스스로가 학교폭력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대처 방법을 알아야 하고 더불어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대처해야 하며 이와 함께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학교폭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때 학교폭력이 근절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완도경찰서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갈수록 집단화 등의 경향을 띄고 있지만 가해 청소년들이 대부분 죄의식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교육당국의 선제적인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영리민간단체인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서울 소재)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전국 6천153명의 초등학교 4학년~고교 2학년 학생들을 조사해 지난달 21일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당했던 학생은 13.7%(843명)에 달했다. 이 중 최근 1년 내 피해를 당한 학생은 46.0%였다. 특히 이들 중 42.1%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75.4%는 ‘가해 학생에게 복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 10명 중 4명이 자살 충동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 중 절반은 학교나 가족 등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폭력 피해자 중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이 49.2%로 전년에 비해 15.4% 포인트 증가했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22.8%)와 ‘일이 커질 것 같아서’(22.1%)란 답이 가장 많았다.

실질적으로 현 정부 들어 교육·사법 당국이 학교폭력을 ‘4대 악’ 가운데 하나로 꼽고 신고 체계 보완에 나섰지만, 여전히 피해 학생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던 셈이다.

폭력의 유형으로는 사이버 폭력이 14.2%로 집단따돌림(13.7%), 폭행(13.3%)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이버 폭력 가운데 카카오톡 등 대화 프로그램에서 피해를 당한 경우가 41.6%로 가장 많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이 34.5%로 뒤를 이었다. 학생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 1순위는 ‘신체폭력’(29.5%)이었으며, 2순위는 ‘집단따돌림’(26.1%)으로 나타났다.

청예단의 김은지 팀장은 “학교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고통’ 상황에 지속적으로 방치되고 안전과 보호를 받지 못하면 보복 행위, 학업 중단, 자살 등 심각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세밀한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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