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2014 국제 해조류 박람회에 앞서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2.05.09 19:18
  • 수정 2015.12.07 10:1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군에서 오는 2014년 4월 18일부터 5월 11일까지 24일간 '해조류는 생명이다'라는 주제로 완도읍 일원에서 ‘2014 국제 해조류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역의 특산물인 해양생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외국 바이어를 초청하여 우리 고장에서 생산한 각종 해조류를 국.내외에 판매하게 된다. 이 행사에는 총 150억 원의 사업비(국비 80, 지방비 70)가 투입되게 된다.

행사 개최가 불과 2년 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까지도 구체적인 행사계획이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어느 정도 규모로 어떻게 행사를 치룰 계획인지 알 수 없으나 언론보도와 군 홈페이지를 검색한 결과 알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바탕으로 행사와 관련하여 우려되는 몇 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 필자의 지적이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행사의 명칭
국제박람회기구(BIE, 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가 주관하는 엑스포는 등록박람회(Registered Expositions -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모든 주제를 다루는 대규모 박람회)와 인정박람회(Recognized Expositions - 과학, 바다처럼 한정된 주제를 다루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박람회)로 구분된다. BIE의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군에서 개최하려는 해조류박람회는 비록 ‘국제’라는 명칭이 붙기는 했으나 엄밀히 보면 무늬만 국제박람회인 것 같다. 그런데 명칭을 함부로 사용하다가 자칫 BIE로부터 규제를 받을 우려가 있으니 명칭 사용에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인천광역시는 국제박람회 협약을 지키지 않고 공식 승인도 받지 않은 채 ‘2009 인천세계도시엑스포 사업’을 추진하다 협약 위반 통보를 받았고, 설계ㆍ용역을 위해 사용한 120억원의 예산만을 낭비한 사례가 있다.

▲예산 확보와 집행에 관한 문제점
최근 기획재정부는 국제행사에 대한 체계적 관리와 예산지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국제행사의 유치·개최 등에 관한 규정)」과 「국제행사관리지침」을 개정하여 사전 타당성조사 대상을 확대 지자체가 주관하는 국제행사 가운데 국고 지원금이 10억 원 이상이고 총 사업비가 50억 원 이상인 국제 행사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으로 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우리군이 개최하려는 박람회도 사전심사를 받아야 한다. 심사 기준은 필요성과 적정성이다. 행사 목적이 공익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주관기관과 개최지가 적정한지, 지역 주민들이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지 등이 감안된다. 또한, 외국인 유치 계획이 구체적 근거 아래 세워졌는지, 소요 경비와 재원 조달 계획이 적정하게 마련되었는지 등이 검토된다.

우리군의 계획대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국비 80억 원의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어 박람회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게 될 것이 우려되는데 소요재원의 확보를 위한 대안이 있는지 우려된다.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는 순천시는 국비 100억 원, 시비 150억 원을 운영비로 책정했지만 시비 50억 원 외에는 확보된 예산이 없어, 지원 특별법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방식의 국비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광진흥기금이나 행정안전부의 특별교부세에 기대야 할 형편에 놓여 있다고 한다.

행사에 쓰일 사업비의 구체적인 집행계획을 아직까지는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완도군 공고를 보니 주전시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수산생명산업지원 Complex 건립사업’을 추진 영구 건물을 지을 예정이다. 여기에 전체 사업비의 45%에 달하는 67억 원(건축공사 5,025 전시 컨텐츠 제작 설치공사 1,675)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 건물은 박람회 기간동안에는 주전시관으로 쓰이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기업제품 전시와 수출상담 등을 지원하는 복합센터로 사용할 예정이란다.

고민해야 할 것은 고작 24일이란 짧은 행사기간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입하는 것이 적정하느냐와 행사가 끝나고 시설물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의 문제다.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이 세워졌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수익구조의 정확한 분석을 통한 흑자행사 개최가 관건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원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0억 원 이상의 국비를 지원받아 개최한 28개 국제행사를 점검한 결과 수입금은 계획 대비 61%였고, 외국인 관람객도 당초 목표의 66%에 머물렀다. 특히 14개 행사는 외국인 관람객 비율이 국제행사 기준인 5%에도 미치지 못한 무늬만 국제행사였던 것이다. 뻔히 행사의 결과가 내다보이는데도 자치단체장의 재임 중 치적을 쌓기 위해 행사를 개최하여 예산만 낭비하여 지방재정을 파탄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전라남도가 추진하여 지난해부터 영암에서 개최되고 있는 F1(포뮬러1) 대회의 건설비용은 당초 계획은 2,300억 원이었으나 결국 2배가 넘는 5,073억 원이 들었다고 한다. 행사개최 수익도 7년간 1,112억 원 벌 것으로 예측했으나 4,855억 원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심각한 재정 압박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인천시도 아시안게임을 유치해 놓고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정상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지가 우려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다른 자치단체의 실패 사례를 눈 여겨 보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행사의 내용
예산이 확보되어 주전시관을 비롯한 하드웨어가 차질 없이 마련돼도 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실질적인 내용이 될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소프트웨어로는 문화 행사와 학술회의 등을 들 수 있다. 문제는 국제 행사에 걸맞는 학술회의나 문화 행사의 유치다. 이들 행사의 유치에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고, 시간적으로도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박람회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고 즐길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문화·학술행사의 유치가 박람회 성공을 위한 또 다른 과제가 될 것이다.

▲외지 방문객을 위한 교통·숙박·음식 등의 문제 해결 과제.
한 달 동안 행사 참여를 위해 방문하는 국내외 바이어와 관람객의 수를 어느 정도 규모로 예측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접근 교통로와 주차장의 확보, 숙박시설과 음식점의 시설 개선 등에 대한 대책도 미리미리 파악하여 철저히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청결문제와 교통질서, 친절 등에 대해서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2년이라는 기간이 국제박람회의 개최를 준비하는데 결코 충분한 시간이 아닐 것이다.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촉박한 시간 때문에 부실한 계획과 느슨한 준비로 행사의 개최가 무산되거나 부실한 행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앞서 몇 가지 분야에 대해서 거론을 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겉치레 보다는 실속을 챙기는 것이다. 축제를 개최하거나 박람회를 유치하는 것은 이들 행사를 통해 우리 지역을 외부에 널리 알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의 발전과 소득 증대를 도모해서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다.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