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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도 슬픔도 차 한잔에 녹여...

이동카페를 아세요?

  • 박재범 기자 park9545@hanmail.net
  • 입력 2010.10.27 21:53
  • 수정 2015.11.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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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님 오늘 많이 팔았소? 젊은 오빠야는 어제 술을 많이 묵었는 갑구만. 에고 여기 따뜻한 커피나 한사발 하쇼”라며 여기저기 시장상인들과 정을 나누는 이동카페 최옥연(43·강진)씨.

이동카페를 완도에서 구입해 문을 연지 햇수로 5년이 지났다. 가방이며 양발을 팔기 위해 장을 돌아다녔지만 여자 홀몸으로 서울까지 물건을 하러 다니는 생활이 너무 힘들고 벅찼기 때문이었다.

완도장을 시작으로 다음날은 해남장으로 또 그다음날은 장흥장, 관산장, 강진장을 돌며 이동카페를 연다. 쉬는 날은 명절을 비롯해 날씨가 궂은 날과 몸이 아픈 날로 1년에 손을 꼽을 정도다.

이동카페의 메뉴는 주로 커피다. 여기에 철 따라 율무차, 생강차, 유자차, 냉커피, 주스를 곁들여 판다. 가격도 저렴하다. 여름철 메뉴인 냉커피와 주스는 천원, 나머지는 모두 500원이다.

그는 “겨울에는 많이 팔아도 반값이라 여름이 더 낫어, 천 원짜리 판께”라며 “사람들은 커피장사가 돈 많이 번다고들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귓속말을 전한다.

그는 또 “어메들이 일당 받고 품팔러 나간 것에 비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최 씨는 “타 장에 비해 완도장은 야채 값이 저렴하다”고 완도장의 장점을 말했다. “완도장은 어메들이 벨라게 깨끗하게 손질해 가지고 나오는데도 시세를 몰라 싸게 판다”며 “이 장도 가보고 저 장도 가보는 나는 파는 가격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5년 전 어물전에는 이동커피숍이 다니지도 못할 만큼 사람이 붐볐다고 했다. 요새는 장사꾼만 많이 늘었지 장에 사람(손님)이 없어 헐렁헐렁해지는 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장보러 나온 사람들이 일반 주민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식당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며 “예전 어메들이 장에 나와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많이 안보인다. 못보던 어메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완도 5일장 터줏대감들이 차츰차츰 사라지게 되면 장도 서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인근 강진과 해남 5일장은 중소기업에서 지원해 장보러 나온 주민들에게 추첨을 해 상품을 주어 활성화 시키고 있는데 완도 5일장도 그런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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