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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 짜리 버스여행으로 '행복찾기'

  •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 입력 2010.02.09 03:03
  • 수정 2015.12.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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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도서 완도 가는 버스 안에서

고금도에서 완도까지 다니는 고금여객은 주로 노인들을 위한 버스다. 평일날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운행한다. 이 버스는 완도버스터미널에 결코 가지 않는다. 가야 하는 줄 알고 있는데 안 간다.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광주나 서울에서 버스타고 완도에 왔다가 고금도를 가려면 승강장까지 택시타거나 걸어서 가야한다. 승강장 위치는 알 것 같은 사람을 찾아 물어보면 된다.

언젠가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후보간 토론회에서 서울시내 전철(또는 버스)요금을 몰라 진땀을 뺀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완도 아이들이 군내버스를 탈 기회는 거의 없다. 어쩌다 소풍가는 날 운이 나쁘면 타야한다. 그것도 운이 최악으로 나쁜 경우다. 그래서 여기 아이들은 대부분 군내버스 요금을 모른다.

그들은 '작은 정몽준'으로 자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죽었다 깨나도 '정몽준'이 될 수 없다. '정몽준'이, '이건희'가 될 수 없는데 그들처럼 자라고 있다. 이것이 한국의 슬픔이자, 완도의 비극이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함께 하는 여행은 어떤가? 완도 한 바퀴 또는 완도에서 신지-고금-약산-금일까지 지금은 완도를 떠나고 없는 캐나다 출신 멜리사가 했던 힘든 자전거 여행을 권하고 싶진 않다. 버스를 타거나 배를 타면 된다. 요금은 단돈 삼 천 원이다. 삼 천 원의 행복이 작지만 않다는 건 겪어봐야 안다.

2월 7일 고금-신지-완도간 고금여객 버스 안에서 박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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