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톺아보기
장보고축제에 장보고 없다박남수의 완도톺아보기
완도신문 | 승인 2009.01.13 02:53

 

 

   

               ▲축제기간 밤마다 화려한 축포가 올라간다

 

   
                             ▲밤이면 야바위꾼들이 줄지어 불야성을 이룬다

장보고축제에서 무엇이 떠오르는가 중학생들에게 물었다. "불꽃놀이, 야시장, 각설이" 등 제각각이다. 심지어 "야바위꾼"이란 답도 나온다. 주로 장보고축제 때 무엇을 하는지 물었더니, "구경한다, 음식 사먹는다"고 했다. 올해 장보고축제 예산이 2억 늘어 자그마치 7억이다. 7억 짜리 축제에서 우리 아이들이 겨우 닭꼬치나 사먹으며 불꽃놀이, 각설이 구경하며 언제까지 야바위짓을 즐겨야 할까?

함평나비축제에는 나비가, 강진청자축제엔 청자가 있다. 나비축제는 함평을 넘어 세계엑스포로 발돋음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대표적인 사례다. 강진군은 일본과 미국을 순회하며 청자를 선보였고, 금년에는 유럽으로 진출할 거라 했다. 그러나 정작 완도 장보고축제에 장보고는 없다. 대신 목소리 좋은 진행자의 멘트뿐이다. 미래, 번영, 행복, 발전, 화합, 21세기, 세계, 평화 등 화려한 말들의 잔치다. 이벤트 업체가 만들어 낸 현란한 조명과 영상, 음향 등 화학적 효과에다 정치인들의 자기과시 후에 마침내 쏘는 불꽃놀이는 일회용 자위에 불과하다. 붕어빵에 붕어 없듯이 언제까지 장보고 빠진 장보고축제를 계속할 것인가?

 

 

 
 ▲달도 검문소 지나면 아취형 간판에 적힌 표현

 

   
  ▲세계인 최경주, 미래인 장보고. 멋지다

 우리에게 장보고는 무엇인가? 완도의 관문인 달도에 들어서면 "세계인 최경주, 미래인 장보고"라는 환영문구가 보인다. 참으로 멋진 표현이다. 장보고는 천년 전 과거 인물이 아니라 미륵이나 구세주처럼 미래인이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장보고축제에서 한번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김밥말기나 노젓기대회가 가장 완도스러운 행사지만 별 흥미를 끌진 못한다. 장보고의 다른 이름이 '궁복'이니 장보고배 전국궁도대회나 장보고장사 전국씨름대회가 차라리 낫지 않을까? 대중가수나 중국서커스단이 장보고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완도여중 목련제의 한 장면이다. 이들이 맘껏 끼를 살리는 것이 진정한 축제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이쁜 놀이도 중간중간 낀공연에 불과하다

장보고축제에서 아이들은 완도의 미래임에도 그저 구경꾼이다. 더구나 축제가 학교 중간시험과 겹친다. 평소에 갈고 닦은 그들의 기량과 재주를 이 기회에 전시하고 공연할 때 진정한 그들의 축제가 될 것이다. 축제 기간을 임시휴교로 정해 그들이 맘껏 즐기고 참여하게 하면 어떨까? 행사를 준비하도록 자금과 시간을 충분히 지원하고, 그들에게 상설 공연장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성적 향상만이 교육 정상화나 장학사업의 모든 것일 수는 없다. 그들의 숨은 잠재력과 끼를 살릴 때 장보고축제는 가장 완도다운 축제가 될 것이다. 노젓기 행사만 들더라도, 청년부 대회와 함께 소년부, 노년부, 일반부, 여성부, 관광객 등 다양하게 확대하고, 사방에서 더 가까이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하고 배려하는 것도 좋겠다. 노젓기대회를 완도 말고 전국 어디서 볼 수 있겠는가?

 

   
  ▲노젓기대회 관람하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지난 해 한 분이 떨어져 익사했다

 

   

                                     ▲ 비싼 검은 띠구름을 올해도 재연할 것인가?

이번 축제의 비용이 7억이라고 한다. 그 예산 중 많은 부분이 행사 기획, 시설, 섭외 비용으로 들어간다. 이제 그 비생산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 현재 전 세계를 흔드는 경제 위기를 고려할 때 더 절실하다. 어려운 지역의 경제를 부양하는 방편으로 금년 축제는 준비되어야 한다. 경제 활성화나 교육 정상화 등의 목표가 장보고축제와 무관할 수는 없다. 불꽃놀이, 개막행사, 연예인 초대 등 외부로 빠져나가는 지출을 최소화하고, 지역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경기부양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보고축제 이미지는 불꽃놀이다. 축제 기간에 밤마다 쏘아올리는 폭죽의 비용을 알 수 없으나 이제 그런 일회성 고비용 이벤트는 축소해야 한다. 굳이 비용이 아니더라도 현 정부가 표방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역행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짧고 화려한 불꽃 뒤에 밤하늘을 뒤덮는 검은 구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금년 장보고축제는 교육축제, 환경축제, 젊은 축제, 미래지향적 축제가 되어야 한다.

 

   

    ▲정월 대보름 장좌리 어른들이 장군섬을 돌며 뱃굿을 한다. 이들이 장보고축제의 진짜 주인이다

장보고축제 기간에 수석공원을 가보라. 장좌리 노인들 여남은 명이 복장도, 악기도 초라하게 잔디밭을 돌며 공연한다. 무대도, 관객도, 조명도 없다. 놀러온 관광객 몇 사람의 박수에 감사하는 그들이 바로 장보고 후예다. 그들이 완도의 미래 모습이며 장보고축제의 현주소다. 그들을 장보고축제의 본무대에 올려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청해진과 장보고의 정신을 되살릴 장보고축제를 되돌려줘야 한다. 이것이 장보고축제에 빠진 장보고를 살려내는 일이다.
 

완도신문  webmaster@wandonews.com

<저작권자 © 완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완도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편집규약 및 강령 등
59119) 전남 완도군 완도읍 개포리 1244-1번지  |  대표전화 : 061-555-2580  |  팩스 : 061-555-1888
등록번호 : 전남 다 00049  |  발행인 : 김정호  |  편집인 : 김형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형진
Copyright © 2020 완도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