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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장사 하다보니 남을 돕는 것도 닭으로 하네요.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6.16 19:59
  • 수정 2015.11.1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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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완도에 정착해 삼계탕을 팔아온 부부가 자신 소유 농장에서 소중하게 키운 닭 180마리를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시락배달을 하고 있는 완도의 교회 푸드뱅크 기증해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가용리 ‘금산삼계탕’을 운영하는 조남출(남,56세) 박보석(여,53세)씨 부부는 강진과 충북 충주가 고향으로 올해로 결혼 36년째로 자칭 금실 좋고 행복한 부부다.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볼 때면 측은한 마음에 항상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지난 달 완도 성광교회와 제일교회에 닭 80마리와 100마리를 기증했다.

금산삼계탕 주인 조 씨는 땅 끝 달마산 뒤에 있는 농장에서 닭을 키우고 있다. “닭 장사를 하다보니 닭으로 기증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아침손님을 준비한다는 조씨 부부는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입소문을 통해 닭이 신선하고 육수 맛이 좋다고 많이 알려졌습니다. 전국각지의 삼계탕 집에서 육수의 비밀을 알려 달라는 전화가 오면 솔직하게 알려줍니다.심지어 섬에서 온 여자 분은 직접 배워 갔지만 나중에“그 육수 맛이 안 나오는데요.”라며 항의성 전화를 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부인 박보석씨는“방송국이나 언론사에서 맛 집으로 추천 받아 취재오겠다고 전화를 받고 정중하게 거절했다. “너무 소문나 손님이 많아지면 저희 부부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평일에는 지역주민이 많고 주말에는 관광객이 많다고 밝혔다. 어느덧 단골손님이 되어버린 청산이나 신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조씨부부는 하루영업이 끝나고 고된 몸을 이끌고 가게 뒷방에서 잠을 청하지만 여행갈 돈이 있다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보람된 삶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봉사를 많이 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마음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9남매의 세째로 태어난 주인 조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도시에서 중국집 배달부터 공장에서 근무하는 등 여러 직업을 경험했다. 지만 어디서 일을 하던  최고가 될 때 까지 잠을 자지 않고 뒤에서 배우며 열심히 일을 했다.

 

조씨가 젊어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하자 옆에서 듣고 있던 부인 박보석씨가 우스갯소리를 살짝 던진다. “그래서 우리 남편이 키가 안 자랐나 봐요

 

조 씨는 식당경력만 40년이다. “음식장사의 기본은 부지런하고 청결해야 합니다.”고 강조한다. 5년 전 완도에 정착해 삼계탕집을 운영하면서 “내 방식은 남에게 해 안 입히고 피해 안주는 것인데 저를 타지에서 왔다고 따돌림을 하는 것에 무척 속이 상했습니다.”라며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괜찮다고 밝게 웃었다.

 

최근 2~3년 동안 겨울철 조류독감이 매스컴에 자주 나와서 장사가 안 되기 때문에  여름 한철 벌어서 4계절을 살지만 특별히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욕심은 없고 건강만 유지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도 밝혔다.

 

조 씨는 “바쁜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완도읍 전 지역을 배달합니다. 언젠가 행복한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군외면 황진리에 있는‘청해요양원’인데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저희 집 삼계탕을 드시고 싶다는 겁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배달을 했어요.”

 

부인 박보석씨는 “저희 가게는 삼계탕 드시기 전에 소화도 잘되고 건강에도 좋으라고 손님에게 인삼주 한잔을 드리는데 막무가내로 더 달라는 손님이 있어서 애를 먹습니다. 많이 드시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된다고 해도 안주면 인심이 고약하다는 소리까지 들으면 속상합니다.”라며 자제를 당부했다.

 

앞으로도 힘닿는데 까지 닭으로 봉사하고 싶다는 조 씨부부는 힘들었던 지난 날을 회상하며 이런 작은 마음이 봉사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배고프고 목마를 때 자신에게 시원한 물 한잔 권하는 사람이 정말로 고마웠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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