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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청해진농협 경영구조개선 공개가 최선이다.

  • 완도신문 wandonews@naver.com
  • 입력 2007.05.08 21:41
  • 수정 2015.11.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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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청해진농협 군외면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7억 2천여 만 원 상당의 쌀이 부정한 방법으로 유출된 사실이 농협중앙회 감사에서 밝혀져 3천 5백여명의 조합원과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5년 2월부터 12월 말까지 10개월 동안 청해진농협 군외면 미곡종합처리장 직원들이 농협규정인 외상약정서를 무시하고 한도를 초과한 편법으로 유통업자와 짜고 쌀을 몰래 매각한 방법으로 조합원들의 피땀어린 거액 7억 2천여 만 원을 횡령한 사실이 감사에서 밝혀졌다.

 

물론, 감사지적에 일부 변상했지만 아직도 1억여 원 정도를 더 변상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부정으로 거액을 챙긴 직원들에 대한 청해진농협 측의 태도다. 공금을 횡령한 당시 RPC직원들에게 농협 측은 변상조치 요구와 업무정직 3개월이라는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이같은 내용을 토대로 지난 7일 오전 9시 30분경 청해진농협 H모(상임이사 권한대행) 기획상무를 만나 감사결과에 대한 자료를 정중히 요구했다. 하지만 H모 상무는 “농협중앙회로부터 지난 2006년 감사결과를 아직까지 통보받지 않았다.”고 내용자체를 부인하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렇듯 온갖 편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조합의 공적자금을 횡령한 직원들을 솜방망이 처벌로 감싸고 도는 조합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태도를 기자는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다. 또, 누구를 위해서 일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청해진농협이 내부적으로 곯을대로 곯아 있다는 것은 조합에 조금만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면 조합이 어렵다는 것을 알만큼 다 알고 있다. 본지취재에 경영진의 비공개적이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가 사실 더 큰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안 좋은 내부 사정이 외부에 노출되면 조합에 예치한 유동자금이 빠져나간다는 조합장과 지도부의 말도 이제 식상하다. 원칙대로 일처리한 만큼 부끄러울 것이 없다고 호언장담한 조합장이 본지취재에 대해 개인사정을 봐주지 않자 불만을 품고 기사를 쓰려한다고 막말하면서까지 언론보도를 꺼리는 이유도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기다.

 

 

 

조합장과 경영진은 모든 일을 감추려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감춘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감사결과를 그대로 인정하고 합리적인 경영개선이 될 수 있도록 조합원과 지역민에게 공개해서 조언을 얻는 일이 바람직하다. 공개한다는 것은 사심을 버리는 일이다. 또, 사심을 버리는 일은 농협의 어려운 사정을 조합원과 군민에게 공개해 머리를 맞대고 살 길을 찾는 일이다. 

 

선거직 조합장으로서는 내부의 문제점을 공개한다는 것은 분명 어렵고 힘든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조합구조로 볼 때 지체해서는 더더욱 안될 일이다. 평소 조합장 말마따나 “조합장을 안하면 안했지 원칙에 벗어난 일은 할 수 없다”고 말했던 것 처럼 이번 기회에 경영능력과 조합 구조를 검증받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완도읍 한 농민은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평생 동안 정부와 농협에서 시키면 시킨 대로 아무말 하지 않고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올해는 누구를 믿고 농사를 지어야 할지 앞이 막막 할 따름”이라며 내쉰 한 숨 속에는 청해진농협의 오늘이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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