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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배운 성악으로 1등 한 완도고 19세 작은거인“성악을 하면서 학교생활이나 내 삶이 즐거워 졌다.” “친누나 같은 선생님이 옆에 계셔서 힘들 때 의지가 되요.”
완도신문 | 승인 2007.04.29 18:22

성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불과 1개월도 안돼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 고등부 최고상을 받은 학생과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악인으로 인도한 음악교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음악협회 광주시지회가 주최한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에서 34명의 학생 중에 안세권(19세)학생이 이태리 가곡 caro mio ben(오 내사랑)으로 고등부 최고상을 받았을 때 옆에 있던 김미현(여,36세)교사의 마음은 의외로 담담했다.

 

“천부적인 재능과 타고난 목소리라서 3등 안에는 당연히 들줄 알았어요. 기대는 했지만 정말 1등을 할 줄은 몰랐죠. 너무 기뻤어요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해남 송지면이 고향인 완도고등학교 3학년 안세권 학생은 1학년 때부터 거구의 몸(95kg)으로 학교 안에서도 화제를 몰고 다녀 모르는 학생들이 없을 정도다.

 

입학하자 당시 학교 안에서 제일 잘나가는(?) 학생과 1대1로 맞붙고 싶다고 도전장을 건넬 정도로 배짱도 대단했고 연예인 기질도 많았다고 했다. 또한 덩치가 크다보니 말 못할 사연도 많았다.

 

어느날! 학생주임 교사가 교실로 향하는 안세권학생을 불렀다. “너는 건방지게 교복단추를 두개나 풀고 단정치 못하니 당장 단추를 잠궈라.” 세권학생은 말없이 목이 두꺼워 단추를 잠글 수 없는 상황(?)을 보여주고 문제를 간단히 해결 했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건방지게 다닐 수 있도록 공식적인 허락을 얻었다.

 

별명이 '날으는 돼지'인 세권학생은 ‘학교 성적이 최하위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또, 귀여운 악동으로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세권학생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시절 태권도 전남도대표와 씨름 해남군대표를 할 정도로 운동에도 상당한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다리가 부러져 더 이상 운동을 하지 못하고 방황하던 시절 해남 송지중 교장은 완도고 진학을 권유했고 낯선 이곳에서 학교 음악 써클로 노래를 하기는 했지만 자신의 꿈이나 이상을 채우기에는 3년의 세월이 의미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고 했다.

 

혼자 목청연습을 한다고 소리를 지르고 다니던 세권학생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것은  3월초 1년간 임시계약하고 부임한 김미연 음악교사였다.

 

“저도 과거에 전공이 소프라노였어요. 우연히 세권이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성악(테너)으로 대성할 재능이라는 것을 알았죠.”

 

김미현교사는 세권학생에게 ‘악보 보는 법’과 ‘세련된 발음과 창법을 구사하는 방법’ 등 지도에 나섰다. 그리고 주말에는 광주로 레슨을 보내며 자신이 목을 다쳐 중도에 포기한 꿈을 세권학생이 대신 이뤄주길 바라며 정성을 쏟기 시작했다.

 

세권학생이 광주로 레슨을 받으러 가는 주말에는 학교선생님들이 돌아가며 운전을 해줬고 교장선생님의 특별 배려로 편안히 연습할 수 있도록 세권학생에게만 음악실을 개방하는 특혜도 베풀었다.

 


 

세권학생이 열심히 노력해서 한국종합예술대학에 진학했으면 한다는 김미현 교사는 “세권이는 야구로 표현하자면 이제 1루를 돈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호남예술제와 서울 콩쿠르에도 참여해서 2루 3루를 돌아 만루홈런 칠날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므로 한 길을 가다보면 슬럼프도 올 텐데... 잘 극복했으면 좋겠고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김미현 교사는 성악하는 사람을 살아있는 관악기로 표현하며 “천부적인 재능과 목소리를 가진 세권학생이 재능의 한계를 넘어야 세계적인 테너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고 밝히며 세권학생이 세계3대 테너인 ‘플라시도도밍고’의 부드러움과 ‘루치아노파바로티’의 힘과 열정을 겸비했다며 각별한 제자사랑을 표현했다.

 

김미현 교사가 잠깐 자리를 비우자 세권학생은 “김미현선생님은 남자처럼 털털하고 소박해요. 또한, 친누님처럼 잘 챙겨주시기도 하구요. 성악을 하신분이라 저의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힘들 때는 언제나 기댈 수 있는 훌륭한 분 입니다.” 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안제희(49세)장향금(48세)씨의 1남 2녀 중 막내인 세권군은 아버지가 직장에서 많이 힘들어 하시고 어머니도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하며 고생하는데 레슨비가 많이 들어 늘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버지 안제희씨는 어릴 적부터 자녀에게 독립심과 함께 “늘 남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생활해라”고 강조했다며 세권학생이 원한다면 계속 뒷바라지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세권 학생은 5월11일 장보고축제에 정식 초대를 받고 개인독창으로 2곡을 부를 예정이고  5월 13일 결혼식축가도 부를 예정이다.

 

성적은 꼴등에 발성 연습한다고 학교 내에서 소리를 지르고 다니는 천덕꾸러기로 미운오리 대접을 했던 교장선생님! 이제는 열렬한 팬이 되어 흐뭇한 표정으로 선생님들에게 자랑한다. "세권이가 머리는 나빠도 인성(人性)은 좋은 학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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