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에 밀려 다방이 사라져가고 있다.완도읍 군내리 농협 군지부 옆 한 장소에서만 70년 넘게 명맥을 유지했던 ‘나포리 다방’이 있다. 이곳은 한 때 청해 다방과 함께 어르신들의 만남의 장소 아니 낙원으로 불렸다.언제 또 누가 지었는지 ‘나포리’라는 이름이 멋있게 느껴진다. 근대식 건물의 흔적인 나무벽도 남아 있다. 그 동안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던 다방은 2013년까지 영업을 했다.나포리 다방에 대한 추억을 알기 위해 찾아간 곳은 완도읍 어느 경로당. 그곳에서 만난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들이 말했다. “해방(1945년) 후 바로
어르신을 모시고 살다보면, 조마조마하게 마음 졸이며 걱정하고 챙겨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그 분들의 건강이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으로 인해 식욕을 잃은 어르신들이 많은데, 입맛을 돌아오게 만드는 음식은 없을까?봄이- 큰일이네요. 아버님이 아프시니 도통 드시질 않아요. 아버님이 좋아하는 전복죽이랑 미역국 끓여드렸는데 한술도 안 드셨어요.어르신- 나도 감기로 목이 칼칼하고 아프니 입안에 침이 고이는 새콤한 음식 생각이 나더구나. 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맘때가 입맛이 없는 계절이지. 그러지 말고 소영식당에 가자꾸나.봄이- 소영식당은 장
대구리 마을(77번 국도) ⇄ 갈림길 ⇄ 심봉 ⇄ 상황봉 ⇄ [임도 ⇄ 전망대 ⇄ 백운봉 ⇄ 업진봉 ⇄ 임도 ⇄ 숙승봉 ⇄ 불목리 저수지 ⇄ 원불교수련원]완도의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상황봉 주요 다섯 봉우리를 다 거쳐가는 종주코스로 외지 등산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코스다. 국도 77호선 대구리 마을에서 시작하여 심봉을 거쳐 상황봉까지 오르게 된다. 상황봉에서 능선길을 따라 내려가다 임도 갈림길에서부터 전망데크를
완도읍에는 군청이 중심인 구시가지와 매립지에 형성된 신시가지가 있다. 오랫동안 읍의 중심이었던 구시가지는 아직도 근대식 건물이 남아있고 1970년 전후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거리가 남아있다.지금 그 거리에 가보면 믿겨지지 않지만 40년 전 시내버스는 물론이고 타지로 나가는 시외버스가 다녔다는 군내리 주도길도 그 거리 중 하나이다.이곳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완도의 거점이자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예전의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아직 남아있는 오래된 장소 중 청해이발관이 있다. 연탄난로 위에 양은 솥단지에서 물이 끓고 그 물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고금도 용무골(청용리) 두산슈퍼 앞에서 그 꽃을 본다. 봄을 만난다. 노란 영춘화다. 迎春花, ‘봄을 환영하는 꽃’이다. 색도 모양도 노란 개나리를 닮았으나 자세히 보면 좀 다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늙은 자귀나무에 기대고 빨간 우체통을 벗 삼아 피어난다. 자그마치 30년을 한 자리에서 피었다.두산슈퍼 김향열(78)씨는 “30년 전 고금도 덕동에서 한 뿌리 얻어다 심은 것이 이만큼 번성해서 매년 봄을 알려준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꽃이 조화인 줄 착각한다”고 말한다. 이제 영춘화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
꽃을 좀 안다는 전문가들이나 호사가들이 복수초에 붙이는 말들이 많다. 자체 발열하기 때문에 하얀 눈을 녹이며 피어난다, 형광 물질을 발산한다, 레이저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등등. 지난 1월 31일 상황봉에서 만난 복수초는 그런 말이 무색하게 과자처럼 얼었다.이른 봄에 피어나는 꽃들이 다 그러하듯 복수초도 독성이 강하다. 먹을 게 귀한 시절에 자신을 지키려는 호신술이다. 꽃이 잎보다 먼저 핀다. 여름쯤에 도깨비 방망이처럼 생긴 초록색 씨방이 생긴다.사람들에게 복수라는 말이 무섭게 들리나 보다. 복수할 게 많은 슬픔과 분노 가득한
신명나는 음악으로 우리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완도의 음악 동아리 ‘등대지기’는 음악을 즐기는 완도사람이라면 모두가 알 것이다. 1998년 음악을 좋아하던 완도의 여섯 청년이 모여 완도의 음악문화 보급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고 그 길을 환하게 비추는 길잡이가 되자는 의미로 ‘등대지기’라는 혼성밴드를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2000년부터 이들이 해마다 개최하는 ‘여름바다축제’는 군민과 관광객들 모두에게 흥겨운 공연문화를 선사해 왔다. 그 외에도 야외음악당에서 열리는 청소년을 위한 공연을 비롯해 완도해넘이 행사, 장보고축제, 완도
행복은 그 순간이 지나고 나야 느낄 수 있나보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리면 그 때의 맛과 향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행복해지니 말이다. 그 음식들 속에는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다. 손님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을 신선식당에서 만났다.봄이- 제가 위쪽지방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매생이로 만든 음식이 낯설어요. 매생이 철이라고 다들 매생이 노래를 하던데 저는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어르신- 제철음식은 보약이란다. 바다에서 나는 것 치고 몸에 안 좋은 게 없는데, 2월 제철음식인 매생이는 깨끗
제 색깔을 잃은 구계등 겨울 숲에 서면 바람이 몹시 차다. 갯돌조차 차갑다. 확 트인 바다를 옆에 끼고 무심코 걷다보면 어디에서 코끝을 자극하는 향기가 있다. 추위에 아랑곳 않고 손톱만한 작은 꽃에서 꽃술 반듯이 세우고 진한 향을 풍긴다. 마른 가지에서 잎보다 먼저 꽃이 핀다. 꽃이 진 뒤 잎이 나고 여름에 하트 모양의 붉은 열매가 열린다. 물컹한 열매의 맛은 별로다. 이번에 출간한 오영상의 ‘전라도 야생화’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관상용으로 심으며 꽃이 향기가 강해 꽃차로도 마신다.”(465쪽)길마가지 이름의 유래도 다양하다.
여서도는 200여개 넘는 완도의 섬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잡고 있다. 청산도와 제주도의 중간이며, 직선거리로 완도까지 41㎞, 제주까지 약 40㎞, 거문도까지 30㎞이다. ‘천혜의 아름다운 섬’이라는 뜻의 ‘여서도(麗瑞島)’라는 이름은 해방 이후에 붙여졌으며, 일제 강점기에는 ‘태랑도(太郞島)’라 불렸다.완도에서 여객선으로 3시간 정도 걸리는 여서도는 완도항에서 하루 한 번 출발하는 여객선 ‘섬사랑 7호’를 타야 갈 수 있다. 이 배가 여서도 가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작은 섬에 높이 3백미터가 넘는 산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복수초는 눈속에서도 피어나는 꽃으로 유명하다. 자체 발열로 쌓인 눈을 녹인다. 지난 1월 25일 상황봉 중턱에 복수초가 피었다. 지난해에 비해 개화가 일주일 빠른 것으로 알려져 우리 곁으로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복수초라는 이름이 섬뜩하다는 이들도 있으나 사실 '행복(福)과 장수(壽)'의 뜻을 가졌으니 얼마나 좋은가. 2015년 완도신문 모든 독자들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넘쳐나기를 기원한다. (사진 제공: 완도군 어촌민속전시관 이승창 관장)
정규과정이 끝난 1월 19일 오후 2시가 되기 전에 여성 노인들 다섯이 노화읍 대우병원 2층 한글교실에 모였다. 넷은 둘씩 책상 앞에 자리를 잡고 연필을 깎더니 교재를 따라 쓰기 시작했다. ‘삼치 잡으러 가자’ ‘아들 보러 가자’ 컴퓨터 앞에 앉은 분은 한글타자연습을 한다.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한글을 배우는 고일심씨는 제법 유명한 분이다. 지난해 9월 성인문해교육 전국 시화전에서 우수상(2등)을 수상했다. 수상작 이름이 “오매 잘 생겼능거!‘이다.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다 늙어서 배운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썼을 때
명절 전날 막내였던 내가 늘 했던 일 있다. 뒤안 대샅에서 시누대 베어오는 거다. 적당한 길이로 잘라 껍데기 벗기고 씻은 뒤 엄마한테 건네면 모락모락 김나는 솥 뚜껑을 열고 그걸로 시루 깊숙이 찔렀다. 아래까지 고루 익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을 거다.시누대 곧은 줄기로 화살을 만들었다. 활시위를 떠난 화살은 어디엔가 박혀 그것을 박살내든지 스스로 박살나든지 둘 중 하나였을 거다. 궁복이 쏜 화살이 아마 해적들 대가리를 작살냈을 거다. 또 속이 빈 시누대에 여덟 개 구멍을 뚫고 불면 피리가 된다. 한밤 중에 나는 피리 소리는 사람의
상황봉에 복수초 피었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완도수목원 복수초도 아직 꽃대 안 보인다. 다만, 오늘(16일) 군외면 당인리 안쪽 자은사 앞마당에 복수초 노랗게 피었다. 이름에 복과 장수 둘다 들었으니 이 아니 좋은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새해에는 우리 독자들 모두 행복과 건강만 누리시라.
요즘 귀농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잘 모른다.귀농을 위해 그 지역의 현실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완도에도 귀농을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지난해 3월 귀농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완도사이버농업인연구회(완사농)를 노크하면 된다. 회원은 20여명으로 경력은 3년에서 7년까지 짧지만 솔직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연령대도 3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하다.모임을 처음 결성하게 된 동기는 완도로 귀농해 자리 잡기 위해 쉽지만은 않았던 생활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서로 의지하며, 본인들
똑같은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체인 식당이 셀 수 없이 많아졌지만 집에서 먹는 밥만큼 맛있는 밥이 또 있을까? 5일 장터 장옥(팔각정) 식당에 가면 집 밥 같은 백반을 만날 수 있다.봄이- 장날이라 주차할 곳이 없네요.어르신- 장 근처는 복잡하니 멀찍이 주차하고 슬슬 걸어가자꾸나. 팔각정 아래 호미랑 조새 올려놓은 평상 보이네. 그 뒤가 식당이란다.봄이- 술 드시는 분들이 많네요. 양은그릇에 막걸리 드시는 걸 보니까 옛 주막에라도 온 것 같아요.어르신- 팔러 나온 장꾼들이나 새벽부터 서둘러 섬에서 나온 사람들에겐 뜨끈한 국물에 소주
Dhaneshka Perera(30, 고금면 전복양식장 근무, 스리랑카 출신)요즘 한국의 날씨가 몹시 춥다. 그래서 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매일 일의 연속이다. 완도에서 일하고 있는 스리랑카 사람들의 모임인 ‘완도 우리’팀이 100명이 넘는다. 우리는 더 많은 완도 사람들과 교류하기를 바라며 고금도에서 살아가는 최초의 스리랑카인이다. 대부분 수산 양식장에서 일한다. 거의 모든 스리랑카 사람들은 불교신자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친절하고 공손하다. 자유로움, 음식 등 모든 한국 문화가 좋고 편하다. 고기영(45, 완도읍, 완도군청년회
대야 주차장(들머리) ⇄ 철탑 ⇄ 건드렁바위 ⇄ 철탑 ⇄ 너럭바위(헬기장터) ⇄ 상여바위 ⇄ [도치봉] ⇄ 관음사터 ⇄ 황장사바위 ⇄ 임도 ⇄ 코뿔소바위 ․ 벼락바위 ⇄ 상황봉 정상(645m)상황봉의 여러 등산로 중에서 가장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길이다. 오르막과 평지 ․ 바위 등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있어 비교적 산행하기가 편한 코스다. 등산로 주변에는 가시나무 ․ 동백나무 등 난대
추위가 매섭던 12월 16일, 오전 8시 경 하늘에서 우박 같은 눈송이가 간간이 흩날린다. 수협 활선어공판장이 몹시 혼잡스럽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사불란하게 분주하다. 그 가운데 모자 쓰고 마스크를 낀 채 눈만 빼꼼히 내놓고 바삐 움직이는 이가 있다. 수레에 빈 궤짝을 싣고 어디론가 옮기더니, 선어 선별하는 할머니 곁에서 버려진 줄돔과 얼음조각들을 모아 수레에 싣기를 반복한다.망남리 광주일보 채널A 연수원(전 대주건설 연수원)에 근무하는 김성태(50) 원장이 매일 아침마다 반복하는 일상이다. 배에서 활어를 내려 수레에 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