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청산도는 축제가 한 달에 걸쳐 진행된다. 도청항 포구는 봄을 만끽하기 위해 청산도를 방문하는 이들과 주민들로 한껏 북적거린다. 올해로 8년째인 이 축제는 걷기를 테마로 한다.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주제로 빠름을 주머니에 넣어버리고 천천히 걷는 축제. 얼마나 건강한 발상인가.미처 걷기 축제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운 이들이여. 뭐, 어떤가. 나만의 걷기 축제를 날마다 하면 그만인 것을. 아니면 이 지면에 실릴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대리 만족이라도 하시길.하늘과 바다, 산, 그 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푸
백운산 산행은 면 소재지인 서성리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백운산의 산세는 섬 중앙에 우뚝 솟아올라 섬의 전체로 착각이 들 정도이고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마을 뒷쪽의 등산로 입구에서 산행준비를 마치고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정표의 거리는 정상인 백운봉까지는 2.0㎞, 산 중턱에 있는 학서암 입구까지는 1.4㎞로 비교적 짧은 거리다.들머리에서 임도를 만나는 지점까지 0.2㎞의 오르막길은 나무계단으로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었다. 7~8분 정도 오르니 서성리에서 용출리와 금곡리로 이어지고, 중간에 학서암으로 갈라지는 임도
버스터미널 옆 통행이 불편한 도로 옆에 그녀의 학원이 있다. 짧은 그 도로의 절반은 택시들이 차지했다. 나머지 절반의 공간을 이용해 차들이 오고가며 또 주차도 하니 늘 갈등이 생겨난다. 김인숙 한문교실 김인숙(43) 원장은 그곳에서 10년째 한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김 원장은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1994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완도에서 살고 있다. 자신의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한자와 소학, 명심보감 등 한문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학교 방과후수업 교사로도 활동한다. 또 완도 지역 여러 단체가 주관하는 중국어 강좌의 강사로,
도란도란 가족봉사단이 꾸려졌다. 지난달 15일 발대식과 함께 소양교육을 통해 봉사자의 정신과 자세를 갖춘 15가족 30여명의 회원들이 도란도란 가족봉사단으로 활동하게 된다.완도군에 거주하는 2인 이상의 가족을 대상으로 구성된 도란도란 가족봉사단은 우리지역에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다양한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지난 9일 봉사단 회원들은 첫 봉사 실천을 위해 관내 한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했다. 엄마와 딸 그리고 아빠와 아들이 함께 어르신들의 손과 발을 마사지하며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손톱을 다듬고 네일아트까지 마친 어르신들의
완도타워에 올라 내려다보면 완도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단층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 보인다. 완도여객터미널 건너편의 공고지를 돌아 완도초등학교 건너편에 이르기까지 꽤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이 마을이 580세대 900여명 주민들의 터전인 항동리 마을이다. 기자가 좁은 골목길로 미로처럼 얽혀 있는 마을을 헤매지 않고 둘러 볼 수 있었던 것은 김광술 이장의 안내 덕분이었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시멘트 블록으로 쌓아 올린 완도초등학교의 오래된 담벼락이다. 김 이장은 “곳곳에 금이 간 곳이 많아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600여 미
그야말로 꽃바람이 불어온다. 하얀 목련이 톡톡 팝콘 같은 꽃을 피우더니 진달래 개나리가 봄볕에 반짝인다. 어느새 벚나무 꽃봉오리도 한껏 부풀었다. 산과 들에 땅기운을 품은 봄나물이 돋아나고 살이 차오른 갯것들의 내음이 바다를 채우는 4월이다.봄이- 요즘 부는 바람에선 꿀처럼 달콤한 향기가 나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마음이 설레는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봐요.어르신- 며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많이 따듯해졌구나. 뒷산에 올라 꽃구경도 하고 엉겅퀴 새순이랑 달래나 쑥을 캐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여러 해 전부터 올라보고 싶었지만 가는 길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마침내 기회가 왔다. 설날 다음날 아침 완도항 여객터미널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생일도 용출항에 도착하는 섬사랑 5호를 타고 섬에 발을 디뎠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이 섬을 다시 밟은 지가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생일도에 들어오는 방법은 몇 가지 길이 있다. 완도읍에서 올 경우 완도항을 출항하는 배를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하고 이동에 따른 번거러움을 덜 수 있다. 완도읍 외 육지지역에서는 강진 마량에서 고금도로 이어지는 고금대교를 거쳐, 고금도와 조약도
미역에 얽힌 이야기가 많다. 갓 새끼를 낳은 어미 고래가 어떤 사람을 삼켰는데 고래 뱃속에 미역이 가득한 걸 목격한 후 살아 돌아 온 그 사람에 의해 고래가 산후조리로 미역을 먹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고래가 새끼를 낳으면 미역을 뜯어 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한다’는 당나라 때 기록도 있다. 비록 지어진 이야기겠지만 미역이 산후 여성의 건강에 좋다는 것을 뒷받침한다.2017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를 준비하는 완도군이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미역 데이’로 정해 어머니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도 이런 같은 이유일 것이다.예나 지금
하양, 분홍, 노랑, 자주 봄꽃들이 앞 다투어 화려하게 피어난다. 그런데 사실 봄보다 일찍 양지바른 마당과 들녘을 차지한 친구들이 있다. 별꽃과 광대나물이 그들이다.너른 마당 지심 매던 금당도 출신 어매한티 이름을 물었다. ‘곰봄불리’와 ‘장구잽이’라는 답이 바로 나왔다. 종류도 참 다양한 별꽃은 곰부레, 곰봄부리, 곰봄불래 등 이름이 비슷하지만, 광대나물을 장구잽이라 부르는 것은 처음이다.고개를 곧추 세우고 작고 귀여운 주둥이로 지지배배 수다라도 떨 것 같은 모양인데 이름이 광대 중에서도 장구잽이로 더 구체적이다.미국 테네시 주에
이제 다시 봄이다.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파도를 타고 넘어온 따스한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면 ‘봄이로구나!’ 하며 괜스레 설렌다. 청산도의 봄은 항구에서도 빨리 만날 수 있다. 한산했던 도청항에 알록달록 많은 여행자가 붐비기 시작하면 청산도에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청산도 여행패턴은 여전히 아침 배 시간에 맞춰 밀물처럼 몰려 왔다가 점심 배 시간에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단체 관광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청산도를 마주하고 가는 여행자들의 경우 좋은 기억을 담고 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이름에 완도가 들어간 식물 종은 완도호랑가시(Ilex xwandoensis)와 완도현호색(Corydalis wandoensis)뿐이다. 완도현호색은 이영로 박사가 지난 1998년에 완도에서 발견해 학계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오찬진 박사에 따르면, “완도현호색은 주로 완도 바닷가 주변의 토질이 비옥한 곳에서 발견되며 세력이 좋아 일반 현호색보다 키가 크다”고 말했다. 또 꽃의 색깔과 잎의 특징 그리고 구근(뿌리)에 대해 설명했으나 일반인들이 그것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또 그의 설명을 근거로 완도현호색
완도읍 5일장 한가운데 식당 앞 평상에 호미, 낫, 조새, 도끼 등 20여 종의 농사와 바다 일에 필요한 연장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다. 그 옆 연탄 화덕에서 맛있게 양념된 닭발이 연기를 풍기며 맛있게 구워지고 있다.장 보러 나온 중년의 여성 손님이 갈고리 하나를 들고 값을 묻는다. 초로의 아저씨가 그것을 5,000원에 건네고는 손님에게 용도를 묻는다. ‘물질’ 하느냐고. 연장의 주인은 갈고리를 찾는 이들의 면면을 다 아는 듯하다. 연장을 파는 이는 완도읍 망석리 임채온(64) 씨로 한 평생을 농부와 어부들의 생산을 위한 연장만을 만
“카메라 점검하자”, “영상이 전체적으로 잘 나오는 곳에 위치 잡고”, “사진은 이쪽에서 찍자”, “긴장하지 말고, 영상 큐!”완도수산고등학교 교내 대양관에서 열린 63회 졸업식장에서 만난 완도수산고 방송부 동아리 회원들은 식장을 누비며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지난 8일 교내 방송실에 들어서자 붉은 램프가 반짝이는 방송장비를 조작하고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 편집에 열중하고 있는 방송부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방송실 운영을 비롯해 교내 행사에서 방송부원들의 역할이 크지만 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물하태를 지나면서 명사갯길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길 아래 바닷가 민가에서 키우는 염소 일가족이 서로 다정하다. 조금 지나자 돌을 쌓아 만든 축대가 나온다. 옛날 누군가 집 짓고 살았을 것이지만 이제 풀만 무성하다. 군데군데 참나무 덕분에 여름이라면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갯길 바닥에는 껍질 벗어 붉은 참나무 열매가 가느다란 뿌리를 흙에 내렸다. 곧 봄이 되면 초록의 떡잎도 내밀 것이다. 오가는 사람들 발길에도 과연 살아남을까?조금 더 가자 오른쪽 숲 사이로 완도항 방파제를 벗어난 블루나래가 점차 속도를 내면서 제주로 향했다. 참나무
완도군청 뒤 남성리와 성내리 마을을 잇는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완도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어린 시절 이곳에서 뛰어 놀며 자란 재광 향우 김종성(42) 씨는 지난 설에 이곳을 찾아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던 기억이 있는데, 내가 살았던 동네가 이렇게 깔끄막이었다는 걸 25년 전에는 느끼지 못했다”며 옛 추억을 회상했다.“리어카 좀 밀어 줄래?”라는 말을 기다렸다는 듯 엿장수 아저씨가 마을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를 때면 재빨리 뛰어가 밀어주고 달콤한 엿 한 가락 얻어먹던 기억, 동내 친구들과 마을 꼭대기로 성뜰(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커피를 마신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하루에 서너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기도 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봄 햇살 맞으며 향긋한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은 3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커피를 마셔볼까?봄이-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 비엔나커피 마시는 걸 보니 옛 생각도 나고 밥만 먹고 헤어지기 아쉬운데 프라임 로스터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헤어져요.어르신- 내 입맛엔 달달한 인스턴트커피가 최고로 맛있더라. 인스턴트커피도 팔까?봄이- 그건 안 팔지만 어르신이 말하는
신지 강독휴게소에 주차하고 뒤편으로 난 길로 들었다. 키 큰 소나무 사이로 군데군데 어린 황칠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서니 완도항이 정면으로 보인다.길을 떠나니 비로소 내가 살던 완도가 보이고 내가 살아야 할 앞날도 보인다. 이래서 길을 떠나는 것일까. 그러나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전망대를 내려가는 길은 나무 데크로 깔끔한데 옆으로 벚나무들 제법 크다. 벚꽃 피는 4월에 오면 꽃비 맞으며 걸을 수 있어 무척 좋겠다. 사이사이 진달래가 봉오리 머금고 바닥엔 양지꽃 노랗게 피어
삼문산 이름의 유래를 “옛날 이 산 주능선 동쪽 분지인 삼개문(일명 삼감안)에서 땔감으로 쓰는 초나무나 풀이 많았다. 이것을 베어 지게에 메고 서쪽 천동 나루 방면으로 넘어오는 길이 세 갈래가 있는데, 망봉과 등거산 사이에 있는 움먹재, 망봉과 장룡산 사이의 파래밭재, 그리고 큰새밭재가 그것이다. 세 고개를 세 문(門)으로 보고 삼문산이라고 지은 것이다.”라고 ‘전남의 명산’(전라남도, 1999)이 소개하고 있다.삼문산의 주요 봉우리는 정상인 망봉(397m)과 장용산(356m), 등거산 토끼봉(376m) 등이 있고, 건너편 당목리와
녹조류에 속하는 가시파래를 완도 사람들은 흔히 ‘감태’로 부른다. 본래 갈조류인 감태와는 다른 종이다. 감태(가시파래)의 가늘기는 녹조류인 매생이와 비슷하지만 매생이만큼 부드럽지 않다.연녹색을 띠는 감태는 민물의 유입이 많아 영양이 풍부하고 오염원이 없는 갯뻘 위 작은 돌, 조개, 나뭇가지 등에 붙어 자란다. 보통 12월부터 2월 사이에 가늘고 길게 자라며 수 미터까지 큰다. 여건이 좋으면 매일 채취할 정도로 성장 속도가 왕성한다. 감태를 흔히 ‘맨다’고 한다.섬유질, 무기염류와 비타민이 풍부한 감태는 그 향기와 맛이 독특하다. 말
노란색 조끼를 입고 완도 구석구석을 누비며 “남을 위한 봉사가 아니라 나를 위한 봉사”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알게 모르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적십자사봉사회 회원들은 타인이 행복해 하는 모습에 힘이 나고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대한적십자사봉사회 완도군지구협의회는 13개 단위 봉사회가 모여 이루어진 단체로 지역사회 곳곳에 소외된 계층과 이웃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통이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완도지구협의회 300여명의 회원들은 사랑은 곧 나눔이라는 마음으로 소외된 이웃은 물론 어둡고 힘든 곳을 찾아가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