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각 지자체가 앞다퉈 신(新) 팔경을 선정했을 때 문화예술인들의 염려가 컸다. 풍류는 뒤로하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눈에 보이는 것 우선 정책’을 편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그 이유로 팔경의 원류와 조선의 풍류문화를 전하는 글이 매체마다 쏟아졌다. '풍경의 주체가 자연이라면 풍류의 주체는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글 속에는 “풍경이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면 풍류는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라는 말로 그 뜻을 분류했다. 관광을 산업화한 사회에서 눈으로 보는 것에만 매료돼 풍류의 깊이가 더 가벼워진 건 사실이다. 우리의 여행문화는
다도해 풍경 열리는 언덕에 국향(菊香) 그윽하다. 눈 앞에 펼쳐지는 섬들이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동망봉(東望峰). 우주를 항해하는 우주선이 힘껏 솟아 오른다. 완도타워, 그 신비함을 선사하는 망산에 벌써 가을이 무르익었다.다도해일출공원 완도타워 일원에 국화축제가 열렸다. ‘완도 국화 전시회’는 국화꽃도 좋지만 타지역의 국화축제와는 달리 빼어난 경치를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전시된 조형 국화, 화분 국화, 분재 국화 18,000본은 완도군농업기술센터 국화육성포장에서 한 해 동안 정성을 다해 키운 국화다.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군
완도의 섬 자원을 찾아 곳곳을 탐방하던 중 전국에 있는 무인도 일대를 탐험하며 환경정화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사진작가를 만났다. 그는 서울에서 활동하며, 한국 프로 사진계의 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그의 작품세계에 매료되어 완도의 섬을 함께 탐방코자 지인을 통해 연락을 취했더니 흔쾌히 반응했다. 그래서 지난주 완도군 약산면 일대의 해안과 무인도를 취재차 다녀왔다. 4일간 그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계획이 해양문화를 이끌 새로운 자원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는 국내외 프로페셔널 사진가에
가요 '가을편지' 한 소절을 되뇌며 저절로 흥이 돋는 밤. 숙소 앞 갈대밭에는 소슬바람 분다. 서걱서걱 자연의 소리, 풀벌레 소리, 잔잔한 파도를 배경 삼아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가을밤이 깊어만 간다.이 계절 그리운 누군가에게 소식 하나 띄워야겠다. 꾹꾹 펜을 눌러 기억 저편에 묻어둔 그 순간을 끄집어낸다. 그대가 누구든 받아줄 것이다. 황톳길, 갈대밭, 소슬바람, 풀벌레 소리, 모두가 추억 돋는 그리움, 기나 긴 사연은 끝이없다.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비몽사몽 날이 밝았다. 방파제 따라 전해지는 고요, 여명의 바다에는 해변 산중
6천년전 신석기시대부터 사람들이 완도에 모여 살며 제주도와 연결하여 교역을 하며, 소라와 조개, 전복 등을 채취하고 낚시로 어류를 잡아 섭취하고 살았음을 패총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금도와 완도 곳곳에 산재한 고인돌을 통해 청동기, 철기를 거치면서 꾸준하게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었음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이었기에 사람들이 완도에 살아왔을 것이다. 사람이 살기에 부적합하거나 혹은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면 그러한 패총이나 고인돌 유적들이 없었을 것이다. 결국 패총이나 고인돌 유적들이 말해주는 것은 사람들
사극 불멸의 이순신에서 조선 수군이 왜군 함대를 명중시키면서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진격하라!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발포하라!” 이순신의 명령에 조선 수군이 발사한 대장군전이 왜군 함선으로 날아들자 혼비백산 흩어지는 모습에서 통쾌함을 느꼈다. 그때 조선 수군들은 얼마나 긴장되고 아찔했을까. 왜군 장계에 '조선군은 통나무를 뽑아 대포에 넣어 쏜다'든지, '조선군이 쏘는 화살은 통나무만 하다'는 내용을 보면 대장군전은 기선 제압용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여긴다. 대장군전은 조선시대 개발한 천자총통용 화살이자 포탄이다. 현존하는
“어명이요~”막걸리를 뿌리고 나서 나무를 향해 큰 소리로 외치면 벌목꾼의 도끼질 몇 번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쓰러진다. 이어서 건조장까지 헬기공수작전이 벌어졌다. 숭례문 복원 때 금강송이라 부르는 황장목(黃腸木) 베어내는 작업을 전통방식으로 재현한 것. 지난 2008년 국보 1호 숭례문 화재 때 금강송 166본을 숭례문 복원사업에 사용했다. 2001년에는 경복궁 근정전 보수공사에 226본, 2005년 낙산사 원통보전에 36본, 2007년 광화문 복원에 26본을 산림청이 공급했다. 이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건조한 목재를 숭례문 복
별 하나의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별 하나의 시와 별 하나의 어머니 어머니...별이 빛나는 밤, 역사를 빛낼 위대한 예술은 탄생하는가? 계절이 지나간 하늘에서 찬란한 별빛이 내려온다. 유년 시절 늘 보아온 풍경을 까마득히 잊고 지낸 시간이 얼마였던가? 섬에 와서 다시 그 하늘을 만나니 황홀하다. 한편의 시가 머릿속에 맴돌면서 자꾸만 되뇌어 진다. 고향에 두고 온 모든 것들은 그리움이다. 까마득한 유년의 기억까지도.뭉크와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도, 수화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의 작품을 보더라도, 모든
고금도에는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을까? 그때도 지금처럼 섬이었을까? 소빙하기를 거쳤던 지구, 한반도가 왜와 제주도까지 뭍으로 연결된 그때는 육지였을까? 고금대교를 건너고 도로변에 보이는 고인돌 군락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농경사회 시작을 알리는 선사시대.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생겨나 국가가 형성되었다는데, 고금도에도 부족국가가 있었을까? 막강한 힘을 자랑하던 해양세력의 탄생,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부족사회가 과연 고금도에도 존재했을까?한반도 고인돌에는 천문(天文) 흔적이 가득하다.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하고 하늘의 기운을
편집자 주> 완도군은 국토교통부에서 추진한 2020년 도시재생 뉴딜 공모사업에 완도읍 중앙마을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이 2020년 11월에 국토교통부에서 선정되었다. 완도 중앙마을(중앙·주도·서성·용암리)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된 예산은 134억원(국비76, 지방비51, 기금7)으로 4개년(‘21 ~ ‘24)동안에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번 도시재생뉴딜사업(원도심활성화 사업)으로 공실률이 높은 중앙시장 A동을 3월에 매입하여 건물안전진단 결과 C등급으로 최종결과 철거로 결론이 나와 철거후 새로운 신축할 계획이다. 1
어떤 작물을 처음 재배한 곳을 기념하여 시배지(始培地)라 지정한다. 목포 고하도에 육지면 시배지, 산청에는 문익점의 목화 시배지, 화엄사 장죽전의 차나무 시배지, 구례의 산수유 시배지, 부산 영도에 고구마 시배지 등이 있다.시배지 지정에는 잡음이 있다. 정확한 기록이 부족하기 때문. 대표적인 것이 하동 차나무와 목화시배지인데, 여기에는 해당 지자체들의 홍보 경쟁에서 비롯한 왜곡된 역사 논쟁이 가끔 번지기도 한다. 가령, 문익점이 목화를 들여오기 훨씬 이전부터 한반도는 이미 목화를 재배한 흔적이 있다. 문익점은 목화재배 기틀을 마련했
가공과정을 거친 전복 진상품의 명칭은 다음과 같다.즉, 납작하게 펴서 말린 전복인 인복(引腹), 그것을 가늘게 하여 천신(薦新) 등 제사 등에 쓰인 세인복(細引鰒), 납작하게 펴서 말린 장인복(長引鰒), 두드려서 미끈하게 말린 추포(搥鮑), 가을에 잡은 추복(秋卜), 가늘게 썰고 나서 말린 조포(條鮑) 등이다.그리고 껍질이 달려 있는 채로 있는 유갑전복(有匣全鰒) 혹은 회전복(灰全鰒)이라 했다. 그 외에도 전복어젓과 전복껍데기(石決明)이 조선왕조실록에 전복과 관련되어 나온다.또한 전복은 사람들의 입맛을 즐겁게도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가을의 문턱에 성큼 다가섰다. 조석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고 길섶에서는 ‘찌르르’ 풀벌레 소리가 짙다. 팬데믹으로 제동이 걸려 답답하던 중, 해거름에 걸어보는 명사갯길은 몸과 마음을 한껏 가볍게 한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만난 해변 풍경은 여유롭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에 발 담그고 해변을 서성이며 조개 줍는 사람,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그 해맑은 웃음을 뒤로하고 습하고 무더웠던 여름이 벌써 작별을 고한다. 울모래에 올 때면 명사산이 먼저 떠오른다. 명사십리 이름 때문이다. 중국 돈황시 남쪽으로 5km 떨어진 곳에 있는 모래
진시황제와 조조가 즐겨먹었다고 하는 전복이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파란을 일으켰다. 바로 연산군 때의 일이다. 전라도 남원 출신의 유자광의 연산군에게 전복을 진상하면서 일이 일어났다. 조선시대 엄격한 신분사회에서 노비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유자광은 서얼이라는 신분적 한계 때문에 고관대작 사림들로부터 설움을 겪었다.조선 노예제 신분제도를 활용하여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고 넓히고자 하는 사림의 우두머리였던 김종직의 ‘조의제문’이 연산군의 정통성을 뒤흔들고 왕실을 모욕하고 있다고 보고하여 수많은 사림선비들이 죽임을 당하고 유배형에 처해지게
임진왜란이 끝난 후 1600년에 나온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포작인이 없으면 전선이 운행할 수가 없다고 나온다.장보고 청해진제국의 해상무역을 전담하는 사람들의 후손들이자 이순신 장군을 도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조선수군의 격군들이 다 이 포작인들로 이루어진 선단이었다는 것이다. 전복을 만드는 사람들이 만든 역사였다. 선조실록 121권, 선조 33년 1월 4일에 전라순찰사 한효순(韓孝純)이 장계(狀啓)이다.전선(戰船)은 포작한(鮑作干)이 없으면 운행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면 전장(戰場)에 나가려 하지 않기 때
청해진과 마주 보이는 강진에 현재 180여군데 가마터가 발견되었는데 우리나라 전체의 60%에 달한다.또한 대구면 일대에서 중국 절강성 명주의 월주요 도자기와 매우 유사한 해무리굽 도자기 파편들이 수없이 발견되어 장보고 시대부터 강진의 자기가 시작되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따라서 청자의 기원은 당연히 장보고 청해진제국시대부터 출발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다. 도자기를 수송할 선박도 완도에 풍부한 황장목 덕택에 크고 강하게 대양을 항해할 수 있는 배를 건조했다.신라의 골품제의 압박에 서러움을 당하여 섬으로 피신해 거주하던 사람들이 선
“태극기의 섬이라고요? 섬이 태극기를 닮았나요? 그건 아닐테고...” 태극기의 섬을 아느냐고 지인에게 물으니 되돌아온 질문이다. 섬 전체에 태극기가 펄럭여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다. 푸른 하늘에도, 바다 한가운데에도, 무궁화동산에도, 사람들 사는 마을마다, 집집마다, 섬사람들의 가슴속에 한시도 쉬지 않고 태극기가 펄럭인다. 여기는 바로 ‘항일의 섬’ 소안도.소안도는 항일정신이 가득 스며있는 곳이다. 섬사람들은 암울하고 참담한 일제강점기를 쉬지 않고 일제에 항거하며 꿋꿋이 버텨냈다. 그래서인지 소안항에 닿자마자
완도는 황장목이 무성한 지역이었다. 그야말로 아름드리 송진이 가득한 붉은 소나무가 청해진에는 과거부터 있었다. 완도 상왕산에는 호랑이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엄청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조선왕조실록 성종대의 기록이나 일제강점기 ‘조선수산업지’에도 완도에서 황장목이 무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황장목은 송진이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목재가 물에 강하고 엄청 고화력을 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를 활용하면 1,300도까지 올려야 하는 자기를 만들 수 있고 또한 충격에 강하고 바닷물에 부식이 잘 안되는 황장목으로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의 원작은 금일도 출신 소설가 임철우의 소설이다. 소안도, 당사도, 보길도 등지에서 촬영한 영화 덕분인지 당사도를 보면 그의 소설 속 영화의 한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시대적 상황이 약간 다르겠지만 소안도 일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각별하다. 그곳은 항일의 섬 그 자체로서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당사도 등대 습격사건,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는가이맘때면 소안도에서 중요한 행사가 열린다. 나는 거의 6년 동안 행사에 참여하려고 대한, 민국, 만세호를 번갈아 타고 소안도에 갔다. (사)소안항일운
지금 2021년도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로 인류보편적 가치의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200년 전에 장보고가 이러한 이념을 내걸며 말하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삼국사기의 기록이다.後保臯還國, 謁大王曰, “遍中國, 以吾人爲奴婢. 願得鎮清海, 使賊不得掠人西去.” 清海新羅海路之要, 今謂之莞㠀.후에 보고가 귀국하여 흥덕왕을 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