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혼이 오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떻게 내 모공을 뚫고 들어와 내 가슴이 이토록 쿵쾅쿵광 뛰는 것일까요? 보이지 않는 소리의 알갱이들이 얼마나 오랜 세월, 얼마나 자주, 얼마나 켜켜히 쌓여 있었길래, 내 오장육부를 뚫고 와 애간장을 다 녹일까요?얼마나 오래도록, 얼마나 정성스러웠으면, 나는 당신의 그 순간에서 멈춰 서 있을까요? 그 소리는 마치 한 마리 나비가 나풀거리며 꽃잎 위를 나는 듯하니, 또 하나의 나비가 날아와 서로의 몸에서 비단실을 빼내 듯 조응하는데, 첫눈이 내리는 날에 하얀 눈발을 휘감고서 비엔나왈츠를 추는
제주도는 대표적인 해양문화를 선점했다. 그것은 ‘제주해녀어업’이다. 부산 영도의 해녀문화전시관에도 제주해녀가 등장한다. 1887년 제주해녀가 영도에 유입된 것이 그 시초다. 울릉도까지 제주도 해녀가 영역을 차지했다.바다 속에서 해산물을 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을 해녀라고 부른다.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해녀에 관한 기록이 있다. 해녀어업문화는 제주도가 자랑하는 여성공동체문화다. 1932년 제주해녀항일운동은 제주도민의 생존권투쟁이 확대된 결과다. 그 여성연대운동이 알려지면서 해녀어업문화의 중요성이 인정돼 국내의 해외문화재 등록 중
지난해 완도군의회는 지역관광 활성화 차원의 선진지 견학으로 부산 등지를 다녀왔다. 그곳으로 목적지를 정한 것은 예술촌으로 바뀐 깡깡이 마을과, 완도군과 비슷한 조건의 어촌마을에 형성된 문화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배우자는 의미였다. 그리고 한 지역의원은 경남 통영의 바다 경관 디자인을 지목하여 본보에 기고했다. 발전지역을 조사하고 애써 그것을 배우려는 완도군의회의 노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부산은 국제시장으로 변했고, 경남 통영은 문화예술인의 고향이 됐다. 통영을 한국의 나폴리로 부른 것은 뛰어난 바다 경관
완도읍의 장좌마을은 1000여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마을이다.서기 828년(흥덕왕 3년) 4월 서라벌 왕실에서는 흥덕왕이 집전하는 어전회의(御前會議)가 열렸다. ″짐은 오늘부로 청해진(淸海鎭) 설치를 허하고 장보고에게 1만의 군사를 주어 서남해안의 방어는 물론 동국해안에 출몰하는 해적을 소탕하게 하노라, 또한 그에게 대사(大使)라는 칭호도 함께 부여하노라.″ 청해진의 최 핵심 시설인 본영을 품은 마을 장좌리는 이렇게 탄생되었다. 12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장좌마을은 청해진 설치와 함께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로 탄생되어 8
눈에 덮인 생명들은 세찬 바람을 피할 수 있다. 많은 생명은 눈 때문에 추위를 피할 수 있다. 자연은 늘 변화무쌍하다.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왔다. 운명은 스스로 오는 것 같지만 받아들인 쪽은 자기 결정권도 있다. 결정권 범위 안에서 최대한 삶을 꾸려간다. 나무는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눈보라가 치면 그런대로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기 운명의 결정권이 나온다. 나도 모르게 왔더라도 보낼 때 그냥 보낼 수 없을 경우가 많다. 나무는 아름다운 계절의 결정권을 갖고 있다. 연분홍 치마를 입고 산 능선을 타고 내려온 봄이
당신이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을 줄 순 있으나 당신의 생각을 주려고 하지는 말라아이들도 그들만의 생각을 갖고 있으므로당신이 아이들의 육신의 살 곳을 줄 순 있지만 영혼의 집은 줄 수 없다아이들의 영혼은 내일의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라 그 집은 당신이 꿈에서 조차 가 볼 수 없는 내일의 집이다 레바논 태생의 소설가·시인·철학가·화가인 칼릴지브란의 말이다. 우리가 아이들처럼(순수) 되기 위해 노력할 순 있겠으나, 아이들을 우리들처럼(탐욕) 만들려 하진 말란 이야기. 우리가 지난 날 머물렀던 이야기를 아이들의 삶에 투영시켜 아이들의 삶
소안도의 진산인 가학산에서 서쪽으로 길게 뻗은 능선이 있으니 맹선마을 주민들이 부르는 청룡백호산(靑龍白虎山)이다. 그 청룡백호산의 아늑한 품에 안긴 마을이 대선(大仙)과 소선(小仙)마을인데 둘이 합쳐져 만들어진 마을이 맹선(孟仙)마을이다.맹선마을은 예로부터 제주와 육지를 잇는 중간 기착지로 이름을 알렸을 뿐 아니라 인근을 항해하는 배들이 갑작스런 일기변화로 어려움을 겪으면 피항하는 피항지로서도 역할을 다하여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알려진 곳이다. 맹선마을 바다건너에는 당사도(唐寺島)라는 섬이 있다, 당사도는 조선시대 제주 화북진(禾北鎭
바람의 눈빛이 스쳐가는 소리는 한참 지나서야 들린다. 밀려오는 간격의 차이를 금방 알아차리지 못한다. 밀려오는 파도가 오기도 전에 너는 저만치 가버린다. 사늘한 댓잎소리에 빨갛게 달아오른 너의 얼굴이 그립다. 댓잎 소리 머물 때 하얀 연기가 저녁나절을 알린다. 넉넉하지 못한 그때 그 시절에 하얀 연기가 밥 한 솥만큼 반갑다. 뜨근뜨근한 사랑방에 모여 있는 얼굴들은 쌀밥 한 톨에 희망을 걸었다. 줄인 배를 채우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다. 느린 걸음으로 다가오는 저녁 풍경은 쓰레기 된장국만큼 포근하다. 대나무는 삶의 밑천이다. 어
바라보는 표정 하나하나에선 붉은 꽃잎이 피어나는 듯 하였고, 어루만지는 손길 하나하나에선 새벽하늘의 별이 총총히 빛나는 듯 했다.얼굴. ‘얼’ 이란 정신이나 사고 마음을 나타내고, ‘굴’은 보여준다는 의미. 다시 말해 얼굴의 표정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인데, 어떠한 상황에서도 분노 없는 얼굴. 완도해양치유에 딱 맞는 한 사람을 꼽으라 한다면 저러한 미소이지 않을까? 해양치유센터를 방문한 많은 이용객들에게 해양치유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가 있느냐?고 물으면, 저 미소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해양치유가 몸을 녹여주는
글을 쓰면서 힘이 나는 일은 독자가 관심을 주며 공감했을 때이고, 그렇지 않을 때는 맥이 풀리기 마련이다. 그동안 본보 12면에서 완도의 문화 관련한 기사를 꾸준히 써왔다. 독자가 접하기 쉽게 이야기 식으로 꾸몄고, 되도록 향토자료에 근거해서 작성하려고 노력했다. 특별한 시각으로 지역의 문화를 재해석하는 방식도 택했다. 결과는 그런대로 괜찮았다.방송사나 여러 전문기관에서 문의도 있었고, 취재요청도 뒤따랐다. 그럴 때면 글 쓰는 입장에서의 책임감이 밀려왔다. 이 모든 것을 지역의 문화를 배워가는 과정으로 여기고 힘을 얻어 앞으로 더
오늘은 무슨 색이 보일까. 매일 아름다운 사람을 기다리듯 아름다운 색이 보이기를 기대한다. 무지개를 보면 마음이 그쪽으로 날아 움직인 것 같다. 밤이면 꿈에서 보이고 아침에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하루를 살아가면서도 곰곰이 생각하지 않으면 똑같은 날이 되고 만다. 새롭게 무엇을 찾아내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기를 바라면서 길을 떠난다. 매일 여행할 수 있는 데에는 상상할 수 있는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상할 수 있는 기본은 자연이다. 여기에는 시대가 변해도 흔들림이 없다. 공정과 상식 그리고 배려는 사회 국가적 차원을 넘어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신지도 명사십리 이벤트 광장에서 해맞이 행사가 열렸다. 보통은 지역의 명산이나 바다 한가운데로 배를 몰아 해맞이를 기획하겠지만, 올해는 달랐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앞섬에 가려 떠오르는 태양을 조금 더 늦게 보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그곳으로 정했다.전국 최초로 개관한 해양치유센터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이 컸기 때문이다. 완도가 자랑하는 명품 해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반갑게도 해맞이 인파가 해변 가득 모였다.청해진열두군고의 길놀이는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고, 제각기 마음에 간직한 새해 소망과 농악
으디가요? 미라리 갑니다~.미라리? 미날리 말이여..........? 소안도 사람들의 통상적인 대화 중에 들리는 말이다.예로부터 마을 주변의 풍광이 비단결처럼 곱고 아름다워 미라리(美羅里)라 이름했다는 소안면 미라마을.미라마을은 소안도에서 가장 큰 마을로 현재 170여가구 35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평산 신씨(平山申氏) 족보에 의하면 조선 효종 때(1650년경) 평산 신씨가 터를 잡은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이후 김해김씨, 밀양박씨, 제주고씨가 들어오면서 마을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을 뒤로 소안도의 진산인 가학산(
상선약수(上善若水 도(道)는 물을 닮았다). 노자, 도덕경의 핵심은 탈레스가 만물의 근원이라 했던 물.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 물은 온갖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서로 다투지 않고, 하늘 높이 자유롭게 올라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가장 낮은 곳에서 머문다. 그러므로 도에 가깝다. 어딘가에서 안식을 얻을 때는 물처럼 땅을 좋게 하고, 누군가에게 마음을 쓸 때는 물처럼 그윽함을 좋게 하고, 사람을 사귈 때는 물처럼 어짊을 좋게 하고, 말을 할 때는 물처럼 한결같은 믿음으로 좋게 하고, 다스릴 때는 물처럼 바르게 하고, 일할 때는 물처
사람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지금까지 기다림의 연속이다. 파도 소리, 풍금 소리, 바다 새와 함께 춤을 추는 곳은 영원히 지울 없는 사랑이다. 연둣빛 바닷물은 앞으로 갈 길을 열었다. 새벽 고깃배가 들어오는 불빛으로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제 마음을 밝히는 여명이 되고 만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풀빛이 돋아나고 민들레 하늘로 흘러간다. 늘 푸르고 그 많은 민들레 씨앗은 어디에서 있을까. 바닷바람이 밀려오면 그냥 흘러보냈다. 고깃배가 떠나가도 곧 돌아올 것으로 생각했다. 세월은 가깝게 있다가 어느 날 멀리 떠나버리고
끝. 시작이란 인연이 끝이 나면 자연스럽게 잊혀지고 언젠가는 소멸하겠지만, 그 끝은 시작이란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진다. 인연이 있으면 천리를 떨어져도 만나게 되고 인연이 없으면 얼굴을 마주 보고 있어도 만나지 못한다(有緣千里來相會 無緣對面不相逢 한비자)내가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어도 그를 만나지 못하기도 하고, 그가 나를 보고 있어도 내가 다른 곳을 보고 있다면 만나지 못하기도 한다. 어쩌면 세상살이가 모두 인연임으로 물건을 잃어버려서 찾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치. 그래서 내게 찾아온 인연이 다하지 않도록 지금 이순간, 바로 이 순간
더우면 꽃이 피고 추우면 잎 지거늘솔아 너는 어찌 눈서리 모르는가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 그로하여 아노라- 五友歌 中 松 - 우리 완도에는 어디에 내어놔도 손색이 없는 자랑할 만한 문화유산이 있으니 보길도의 부용동원림(芙蓉洞園林)이다. 이곳은 고산 윤선도가 조성한 별서정원(別墅庭園)으로 조선시대 별서정원의 백미(白眉)이다. 고산은 병자호란의 혼란기에 임금을 호종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은둔생활을 하고자 제주도로 향하였다.이때 보길도 연안을 항해 중 겨울철 폭풍을 만나 보길도의 대풍구미(大風구미, 남쪽에서 불어오는 큰 바람을 피할 수
황제 일행이 머물렀던 황제도는 완도 금일읍에 속한 섬이다. 혹자는 진나라 시황제가 불로초를 구해 오라며 보낸 서불 일행이 다녀갔기에 황제도라 불렀다고 한다.그러나 진시황의 명을 받은 서불이 다녀간 것인지는, 바위에 새겨진 흔적 같은 뚜렷한 증거가 남아있지 않다. 그 대신, 섬의 서남쪽에 있었던 가마솥 터에는 황제 일행이 쉬면서 밥을 해 먹었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보통 때는 물 속 깊이 잠겨있어 볼 수 없고, 음력 2월 15일부터 3월 15일 사이 최저 수위가 됐을 때인 영등살에만 볼 수 있다며 ‘완도의 외딴 섬’이라는 책자에 소개
나에게, 나에게... 당신 보다 더 절박한 시간이 다시 또 찾아 올까요?당신이 전부란 걸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은 떠나고 없었죠.하지만 난 그곳에 멈춰 서 있었어요.다신 볼 수 없는 절망감이었지만, 가련하게 뛰는 심장은 누군가의 숨막히는 사랑으로 잠시 쉬어갈 뿐, 그 치열했던 그리움에 기대고 있음은 더한 사랑의 기억으로 당신 곁에 머물기 위해서였죠.당신이 다시 올 수 없을지라도 난 그곳에 서 있을 거예요. 영원토록요!만나야 할 순간, 만나지 못한다는 것. 그것만큼 가슴 아린 것도 없을 것인데,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