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에 살면서 우리는 청산도를 얼마나 알까. 왜 여행객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이라 하는지. 이번 두 번째 맛집기행을 위해 청산으로 떠났다. 청산도는 읍에서 꽤 먼 길이라 아침 첫배를 탔다. 뱃머리는 채 걷히지 않은 아침 안개사이로 다소 느리게 청산도를 향했다.눈앞에 펼쳐진 섬들의 풍경은 가히 신의 선물이었다. 누군가가 뚝뚝 띄어 놓은 것 같은 형형(形形)의 섬들, 아스라한 ‘안개와 바다’ 마치 어느 화가가 그려놓은 한 폭의 수묵화였다.# 깊이 들여다봐야 아는(知) 청산의 멋, 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섬들 중에 이탈리
완도에 살면서 우리는 청산도를 얼마나 알까. 왜 여행객들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섬이라 하는지.이번 두 번째 맛집기행을 위해 청산으로 떠났다. 청산도는 읍에서 꽤 먼 길이라 아침 첫배를 탔다. 뱃머리는 채 걷히지 않은 아침 안개사이로 다소 느리게 청산도를 향했다.눈앞에 펼쳐진 섬들의 풍경은 가히 신의 선물이었다. 누군가가 뚝뚝 띄어 놓은 것 같은 형형(形形)의 섬들, 아스라한 ‘안개와 바다’ 마치 어느 화가가 그려놓은 한 폭의 수묵화였다.# 깊이 들여다봐야 아는(知) 청산의 멋,우리에게 익숙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섬들 중에 이탈리아
완도는 지역 특성상 거의 모든 식당의 메뉴가 해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어디 식당을 가나 비슷비슷 특별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진수성찬이 차려져 나와도 별 감동이 없고, 되레 이렇게들 말한다.“먹을만 게 없다”고. 싱싱하고 맛좋은 음식도 매번 먹는다면 물리는 게 당연한 일.해서, 오늘 소개할 맛집은 ‘남이 먹으면 뺏어 먹으라’는 보양식 ‘오리주물럭’이 자랑이라는 곳을 소개한다.완도읍을 벗어나 서부길 석장리에 가면 수백 년쯤 자랐을법한 거대한 소나무 몇 그루가 서있는데, 그 소나무 아래 ‘해송 쉼터가든’ 이 있다. 식당에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살고 있기 때문인지 육식보다는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음식을 더 즐기는 편이다. 회를 유달리 좋아하기는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한 탓에 자주 찾을 수는 없는 것이 늘 아쉽기만 하다. 가끔 외식할 기회가 생기면 값이 싸고 맛있는 해산물 음식을 자주 먹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이를 충족시켜줄 식당을 찾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생선회 뿐만 아니라 해물탕 해물찜 생선구이 해물바비큐 등 다양한 메뉴의 해산물 음식을 종류별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식당들이 있어, 각자의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좋아하는
새로 돋아난 수목의 잎들이 한껏 싱그러움을 뽐내는 5월이다. 온몸의 세포들이 깨어나 활력이 넘치고 계절의 여왕다운 따뜻함이 가득한 이달엔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빼곡하다. 임시공휴일로 4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되고 우리 지역 축제까지 열려 우리의 마음을 설레고 들뜨게 만드는 달이다.봄이- 황금연휴 기간에 가족끼리 장보고수산물축제 구경했는데 주공연장을 시작으로 해조류 전시관까지 관람객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어디를 가나 인파로 북적여 복잡한데도 부모님과 아이들이
그야말로 꽃바람이 불어온다. 하얀 목련이 톡톡 팝콘 같은 꽃을 피우더니 진달래 개나리가 봄볕에 반짝인다. 어느새 벚나무 꽃봉오리도 한껏 부풀었다. 산과 들에 땅기운을 품은 봄나물이 돋아나고 살이 차오른 갯것들의 내음이 바다를 채우는 4월이다.봄이- 요즘 부는 바람에선 꿀처럼 달콤한 향기가 나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마음이 설레는 걸 보니 봄은 봄인가 봐요.어르신- 며칠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많이 따듯해졌구나. 뒷산에 올라 꽃구경도 하고 엉겅퀴 새순이랑 달래나 쑥을 캐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커피를 마신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 마시기도 하고 하루에 서너 잔씩 습관적으로 마시기도 한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봄 햇살 맞으며 향긋한 커피 한잔으로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은 3월.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커피를 마셔볼까?봄이-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 비엔나커피 마시는 걸 보니 옛 생각도 나고 밥만 먹고 헤어지기 아쉬운데 프라임 로스터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헤어져요.어르신- 내 입맛엔 달달한 인스턴트커피가 최고로 맛있더라. 인스턴트커피도 팔까?봄이- 그건 안 팔지만 어르신이 말하는
봄 문틈으로 머리 디밀치고 꿈틀 꼼지락거리며 빙하의 얼음 녹이는 달이라는 함영숙 시인의 시구처럼 2월에는 절기상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立春)과 눈이 비가 되어 내리고 얼음이 녹아서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가 들어있다. 봄은 아니되 겨울 눈꽃에서도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2월이지만 아직은 따듯한 아랫목과 따끈한 국물요리가 당기는 달이다. 봄이- 2016년도 달력을 내걸고 새해를 맞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이네요.어르신- 그러게 말이다. 곧 설인데 명절음식 준비하느라 우리 며느리들 명절몸살 하겠구나.봄이-
해맞이가 신년 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달뜬 마음으로 첫해를 맞은 해맞이 객들이 먹는 새해 첫 음식은 쫄깃한 떡에 뜨끈한 국물이 어우러진 떡국이다. 상고시대부터 신년 제사음식으로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떡국을 올리고 음복했다니 떡국의 역사가 깊다.어르신- 이 집의 탕이나 찜도 명품이지만 점심특선으로 파는 떡국이 진국이란다. 조금만 더 끓여도 떡이 퍼지고 국물이 탁해져 맛있게 끓여내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야, 어서 먹어보렴.봄이-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새해가 오길 기다리곤 했었는데 떡국을 먹으려니 또 한 살 먹는구나 싶어 심난해지네
12월은 누구에게나 지난 한 해를 뒤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달이다. 12월처럼 빨리 지나가는 달이 또 있을까? 한 장 남은 달력 앞에 서면 마음부터 썰렁해진다. 한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가까운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먹으며 채우고 싶은 달이다.봄이- 모든 사람들이 와보고 싶어 하는 완도에 살다보니 친지들이나 친구들이 자주 오고 그 때마다 접대하는 것도 일이에요. 모처럼 만에 얼굴도 보고 그동안 밀린 이야기도 하니 좋긴 하지만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 끼니마다 집에서 대접할 수도 없고, 어디 좋은 곳 없을까요?어르신- 밑반찬이 맛깔스러운
병아리 눈물만큼 비가 내리더니 가을이 실종됐다. 뼛속으로 찬바람 스미는 날씨에도 해안가로 빙 둘러앉은 굴 막에선 바다에서 끌어올린 각굴 민물에 씻고 조새로 톡톡 두드려 까는 소리로 섬마을이 분주하다.봄이- 갑자기 추워지니 머리가 멍하고 기운이 없어요.어르신- 따끈한 국물에 밥 한 공기 말아 먹고 나면 힘이 날거다. 왕해장국에 가서 굴국 한 그릇씩 먹자꾸나.봄이- 뽀얀 국물 속에 오동통한 굴 좀 보세요. 굴이 탱글탱글 영글었어요.어르신- 고금도산 굴을 넣어서 그런지 입 안 가득 바다향이 고이는구나. 앞으로 3월까지는 굴 채취하고 까느
올 여름은 유난히 길고 무더워 ‘여어름’이라 불러야한다며 우스갯소리를 했었는데 어느새 파란 하늘이 날로 높아져 간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실려 완도를 찾아오는 귀한 손님이 있다. 바로 바다의 별미라 불리는 삼치이다.봄이- 삼치를 회로도 먹는다는 걸 완도에 와서야 알았어요.어르신- 도시에서 먹는 삼치는 ‘고시’란다. 그것도 구이로나 먹을 수 있지 싱싱한 회는 어림도 없어. 고시가 삼치 반열에 오르려면 무게가 1Kg은 넘어야하고 제맛을 느끼려면 무게가 3kg 이상 나가는 삼치를 회로 먹어야 한다더구나.봄이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졌지만 한낮 무더위는 여전하다. 점심 식사로 적당하면서 상큼한 거 뭐 없을까? 포만감을 주면서 깔끔하고 땀 뻘뻘 흘리지 않아도 되는 음식 고르기도 당분간 계속해야 할 것 같다.봄이- 내가 좋아하는 생선도 굽고 나물도 무쳐서 엄마가 차려준 저녁 밥상을 마주할 때처럼 잘 차려진 밥상을 받으면 왠지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얼마 전 아버님께서 일식집 ‘어가’에서 저녁을 사주셨는데 음식마다 정성이 느껴지고 제가 대접받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더라고요.어르신- 그럼 오늘 점심은
몸과 마음이 쉽게 지치는 계절, 잘 쉬는 것만큼 먹을거리도 중요하다. 진하게 내린 콩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는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해 예부터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여름 보양식이다.봄이- '콩국수 개시'란 표시를 보니 더위가 실감나요. 서리태콩국수는 색부터 다르네요.어르신- 검은콩에는 속이 노란 흑태, 녹색인 서리태, 쥐눈이콩이라 불리는 서목태 3종류가 있는데 서리태는 첫 서리 내릴 때 수확한다고 불리게 된 이름이지. 검은 껍질을 벗기고 콩물을 만들면 이렇게 녹색이 된단다.봄이- 고구려인들
주변에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은 물론이고 솔숲 산책로와 어린이를 위한 간이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는 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은 매년 100여만 명이 찾는 남해안 최고의 휴양지이다. 4킬로미터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으로도 유명한 해수욕장 초입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건물들이 바다를 향해 줄지어 있다. 그곳에 20년간 한자리를 지켜 온 소라식당이 있다.봄이- 가뭄이 극심하다는데 엎친 데 덮친다고 올해는 건장마라니 걱정이에요.어르신- 그러게 말이다. 비라도 시원하게 내려주면 좋으련만.봄이- 요즘 땀을 많이 흘려 그런지 입맛도 없고, 몸도 기온에 적응
신지대교 넘어 자동차로 이십분쯤 달리면 신지면 동고리 해변과 만난다. 고만고만한 집들이 서로 의지하듯 붙어있고 오른쪽으로 바다를 끼고 도는 그 길 끄트머리에 송황민물장어로 유명한 ‘섬이랑’ 식당이 있다.어르신- 신지에서 명사십리만 멋진 줄 알았는데 오다 보니 마을들이 아기자기하고 경치가 좋더구나. 여기 송황민물장어는 특별한 방식으로 직접 키운 거라니 한번 먹어보자꾸나.봄이- 그러지 않아도 송황민물장어라고 차림표에 적혀있어서 궁금하던 참이에요.어르신- 송황은 소나무에서 추출한 유기황인데 살균효과가 탁월해서 민물장어를 키울 때 송황을
봄바람 타고 쑥, 취, 고사리가 지천이고 바다에는 도다리, 주꾸미, 숭어가 알을 꽉 채우는 중이다. 쑥 넣고 끓인 도다리쑥국, 주꾸미샤브샤브도 입맛 당기지만 보리 이삭 패는 5월 보리숭어는 맛도 맛이려니와 나른한 봄에 건강도 챙기라며 바다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이다.어르신- 요즘 뜰채나 홀치기낚시로 숭어를 많이 잡더구나. 싱싱한 회도 먹고 시원한 바닷바람도 쐴 겸 학림회타운으로 가자꾸나.봄이- 싱싱한 숭어에서 전복까지 종류별로 다 있어요. 그 자리에서 먹게끔 손질해주니 편리하구요. 관광객들이 이곳을 애용하는 이유가 있었네요. 숭어
4월은 봄꽃이 피고 지는 속도를 눈이 쫓아가지 못하는 계절이다. 매화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싶더니 진달래, 개나리가 피어나고 어느새 벚꽃도 꽃망울을 터트렸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이 새봄을 맞아 활짝 피어나는 시기이다. 꽃구경하기 좋은 계절 봄나들이 후에 부모님 모시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은 없을까?봄이- 나무에 물이 오르고 봄꽃들이 색색으로 피어나는 걸 보니 봄이라는 계절이 실감나요. 봄꽃 축제를 하는 곳마다 자동차들이 몰려 도로에서 시간을 다 보낸다니 가볼 엄두를 못 내겠어요. 부모님 모시고 아이들이랑 가까운
어르신을 모시고 살다보면, 조마조마하게 마음 졸이며 걱정하고 챙겨야 하는 일 중에 하나가 그 분들의 건강이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으로 인해 식욕을 잃은 어르신들이 많은데, 입맛을 돌아오게 만드는 음식은 없을까?봄이- 큰일이네요. 아버님이 아프시니 도통 드시질 않아요. 아버님이 좋아하는 전복죽이랑 미역국 끓여드렸는데 한술도 안 드셨어요.어르신- 나도 감기로 목이 칼칼하고 아프니 입안에 침이 고이는 새콤한 음식 생각이 나더구나. 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맘때가 입맛이 없는 계절이지. 그러지 말고 소영식당에 가자꾸나.봄이- 소영식당은 장
행복은 그 순간이 지나고 나야 느낄 수 있나보다.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들을 떠올리면 그 때의 맛과 향이 생생하게 떠오르며 행복해지니 말이다. 그 음식들 속에는 먹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다. 손님에 대한 배려와 정성이 느껴지는 밥상을 신선식당에서 만났다.봄이- 제가 위쪽지방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매생이로 만든 음식이 낯설어요. 매생이 철이라고 다들 매생이 노래를 하던데 저는 딱히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어르신- 제철음식은 보약이란다. 바다에서 나는 것 치고 몸에 안 좋은 게 없는데, 2월 제철음식인 매생이는 깨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