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우리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것들 중, 버스를 빼놓을 수 없다. 구불구불한 좁은 시골길로 능숙하게 버스를 몰아가시는 기사님의 유연한 운전 솜씨와버스 안의 농촌 사람들과, 버스의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시골버스를 타는 것은 아주 소박한 일이지만 승용차와는 달리 큼지막한 액자 같은 버스의 창을 통해 바깥을 보면 나 자신도 풍경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지는, 결코 소박하지 않은 특별한 기쁨을 안겨 주는데, 본보에서는 이용객 수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농어촌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릴레이로 연재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신지면 동고리 물양장이 있는 방파제에 숭어 떼가 몰려들자 낚시객들이 훌치기 낚시로 숭어를 잡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있다. 동고리 방파제는 외부에 많이 알려진 곳으로 휴일 가족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섬 문화 탐방기획 완도 편잡자 주> 본 섹션에서는 완도의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섬 문화탐방 “완도, 어디까지 가봤니?”를 기획연재 하고자 한다. 완도의 권역별 섬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관광자원을 발굴하여 “완도, 어디까지 보았나?”라는 질문을 스스럼없이 던지며, 우리가 알고 있는 완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무엇이 진짜 완도인지를, 완도가 품고 있는 모든 것을 독자에게 생생한 소식으로 전하고자 기획됐다.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원교 이광사가 신지도에 도착해서 남긴 유배지에서의 감회를
청산도의 가을은 느리게 오고 느리게 간다. 시간이 더디가는 섬에서는 단풍도 늦게 들어 다른 곳에서 단풍이 다 지고 가을도 다 가고 올해도 끝난건가... 하며 우울함이 엄습할 때 즈음에야 가을이 시작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니 슬로시티의 묘미가 여기서도 발휘된다고 할 수 있다.청산도의 걷는 길 중 단풍길은 가장 계절의 변화를 쉽게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육지에서 보는 느낌과는 사뭇 다른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청산도의 단풍길은 진산리에서 지리마을까지 3.2km, 55분이 소요된다.단풍나무가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들면서 최고의 절정을 뽐
불과 몇주전만 해도 가을이 올 것 같지 않게 덥더니 어느새 주위는 가을로 채워지고 있다.청산도 6코스는 청계리 중천들샘- 다랑치(다랭이)길-신풍리마을회관-부흥리숭모사-양지리구들장논체험장-느린섬여행학교입구-배롱나무뚝방길-원동리마을회관-상서돌담마을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걸었다면 6코스는 청산도 어르신들의 삶을 만나며 걷는 길이 될 것이다.이제 사람의 길이 시작된다. 어느 곳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청산도 에서는 사람도 자연의 일부가 되고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풍경이 되는 곳으로 그 대표적인 것이
청산도의 바다가 푸르고 푸르러지는 계절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러지는 계절에 푸른 바다와 푸른 숲을 동시에 즐기며 바람을 견뎌온 절벽의 모습들을 보며 걸을 수 있는 길이 4코스 낭길이다.청산도 슬로길 11코스 중 가장 바다와 가깝게 걷는 길인 낭길은 1.8km, 약 40분이 소요된다.구장리 에서 권덕리 까지 이어지는 낭떠러지를 따라 난 길이라 하여 낭길이라 이름 붙여진 이 길은 바다와 경계를 이루는 섬의 가장자리를 걸을 수 있는 길이다.청산도에서 모처럼 여유 있는 걸음걸이로 슬로길 여행을 시작했다가 자기도 모르게 습관처럼 걸음이
3코스 고인돌 길은 4.54km로 88분정도 소요되는 길이다.이번 길은 항구와도 가깝고 수많은 이야기와 흔적들을 만날 수 있는 코스인데도 2코스의 끝인 읍리 앞개에서 바다로 4코스길이 바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생략이 되거나 놓치기 쉬운 아까운 길이다.3코스 길은 청산도의 오래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는 길로 청산도여행이 바쁘지 않을 경우 꼭 챙겨서 속을 드려다 보며 걷는다면 한없이 충만감을 주는 코스이다.여행을 하다보면 오히려 유명여행지의 옆 동네가 맛집 근방의 작은 식당이 더 멋스럽고 맛스러웠던 경험과 조금만 더 비켜서서, 조금만
청산도 슬로길 중 2코스 사랑길은 당리에서 구장리를 잇는 해안 절벽길로 길이는 2.1km, 약 48분이 소요되는 비교적 짧은 길이다.길이 험해 남녀가 같이 가면 손을 잡아주고 서로에게 의지하여 걷게 되니 그 추억이 연애의 바탕이 된다고 하여 지어졌다고는 하는데 사실 옛날 청산도의 불타는 청춘들은 섬 안에서 조심스레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와서 사랑을 나누었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은 연애 바탕길이라 불렀다고 한다.한정된 공간에서 오밀 조밀 모여 살았던 그때 그 시절 청산도에서도 사랑에 설레고 사랑에 가슴 아파
4월 청산도는 축제가 한 달에 걸쳐 진행된다. 도청항 포구는 봄을 만끽하기 위해 청산도를 방문하는 이들과 주민들로 한껏 북적거린다. 올해로 8년째인 이 축제는 걷기를 테마로 한다. “느림은 행복이다.”라는 주제로 빠름을 주머니에 넣어버리고 천천히 걷는 축제. 얼마나 건강한 발상인가.미처 걷기 축제에 참가하지 못해 아쉬운 이들이여. 뭐, 어떤가. 나만의 걷기 축제를 날마다 하면 그만인 것을. 아니면 이 지면에 실릴 청산도 슬로길 11개 코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 대리 만족이라도 하시길.하늘과 바다, 산, 그 곳에 사는 사람들까지 푸
이제 다시 봄이다.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파도를 타고 넘어온 따스한 바람이 코끝을 간지럽히면 ‘봄이로구나!’ 하며 괜스레 설렌다. 청산도의 봄은 항구에서도 빨리 만날 수 있다. 한산했던 도청항에 알록달록 많은 여행자가 붐비기 시작하면 청산도에 봄이 왔음을 알 수 있다.청산도 여행패턴은 여전히 아침 배 시간에 맞춰 밀물처럼 몰려 왔다가 점심 배 시간에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단체 관광객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청산도를 마주하고 가는 여행자들의 경우 좋은 기억을 담고 가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물하태를 지나면서 명사갯길이 이전보다 넓어졌다. 길 아래 바닷가 민가에서 키우는 염소 일가족이 서로 다정하다. 조금 지나자 돌을 쌓아 만든 축대가 나온다. 옛날 누군가 집 짓고 살았을 것이지만 이제 풀만 무성하다. 군데군데 참나무 덕분에 여름이라면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갯길 바닥에는 껍질 벗어 붉은 참나무 열매가 가느다란 뿌리를 흙에 내렸다. 곧 봄이 되면 초록의 떡잎도 내밀 것이다. 오가는 사람들 발길에도 과연 살아남을까?조금 더 가자 오른쪽 숲 사이로 완도항 방파제를 벗어난 블루나래가 점차 속도를 내면서 제주로 향했다. 참나무
신지 강독휴게소에 주차하고 뒤편으로 난 길로 들었다. 키 큰 소나무 사이로 군데군데 어린 황칠나무가 자라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전망대에 서니 완도항이 정면으로 보인다.길을 떠나니 비로소 내가 살던 완도가 보이고 내가 살아야 할 앞날도 보인다. 이래서 길을 떠나는 것일까. 그러나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부터 나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자.전망대를 내려가는 길은 나무 데크로 깔끔한데 옆으로 벚나무들 제법 크다. 벚꽃 피는 4월에 오면 꽃비 맞으며 걸을 수 있어 무척 좋겠다. 사이사이 진달래가 봉오리 머금고 바닥엔 양지꽃 노랗게 피어
다도해일출공원은 완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명소 중 하나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완도타워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완도항과 다도해의 시원한 전경은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기 충분하다. 동이 트기 전 서둘러 동망산 다도해일출공원으로 향했다. 바다 위로 떠오르는 뜨거운 일출을 보기 위해서다. 다도해일출공원 표지석 뒤 작은 주차장에 도착하니 빨간 동백꽃 조형물이 반긴다.2km가 조금 넘는 산책로 입구에 들어서자 오른쪽으로 아담한 망남리 포구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 위로 서서히 해가 떠오르며 조용하던 마을을
배가 평일도(금일읍) 일정항에 도착했을 때 ‘전복산업특구’를 알리는 커다란 간판이 반긴다. 신임 읍장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 옆으로 ‘바르게 살자’는 우람한 표지석도 있다. 마을 중간에 ‘히든싱어’ 준우승 축하 현수막이 내걸렸다.화전리까지 이르는 길 옆은 온통 초록 들판이다. 논과 밭 그리고 공터에 초록 그물이 뒤덮여 있다. 평일도는 다시마의 섬이라 불러 좋을 것 같다. 화전리 다음에 만나는 주유소는 아예 이름도 ‘다시마주유소’다. 화전리와 월송리에는 수협 다시마 위판장이 있다.초겨울부터 양식을 시작해 이듬해 4, 5월 경에 수확하
이제 버스는 약산대교를 건너간다. 약산대교는 1999년 개통한 비교적 짧은 다리이다. 약산대교의 개통으로 고금도와 조약도 사람들은 더 가까운 이웃이 되었고, 2007년 고금대교(고금도~강진 마량)의 개통으로 두 섬은 마침내 육지와도 연결되었다. 섬 사람들에게 다리는 혁명과도 같은 아주 특별한 것이다. ‘물아래’ 소리 듣던 사람들이 마침내 뭍사람이 되었으니. 약산대교가 개통되던 날 고금도와 조약도 사람들 모두가 다리로 나와 춤을 추며 놀았다.약산대교를 건너면 조약도(행정명으로 약산면)다. 천동 입구 로타리 중앙에 흑염소 형상이 몇 개
신지 송곡항에서 고금 상정항까지 배로 겨우 5분 걸린다. 배 옆으로 다리공사가 한창이다. 장보고대교는 지난 2010년에 착공해 빠르면 내년 개통을 목표로 상판이 거짐 다 올라갔다. 한국에서 다리공사는 ‘조기개통’이 더 없이 좋은 수식어 같다. 비록 늦더라도 튼튼하고 안전한 다리라면 참 좋겠다. 장보고대교 한가운데에 올라서면 완도 방향으로 상황봉을 마주보고 그 산 아래 장보고유적지인 장좌리 장섬이 보일 것이고, 반대편 멀리 고금도와 조약도를 잇는 약산대교도 보일 것이다.버스가 고금도 바닷가를 달리면 물속에 긴 말장(대나무)들이 입추의
완도군청을 출발해 신지, 고금, 약산, 금일을 지나 소랑도까지 6개 섬을 투어하는 버스가 있다. 고금여객 16인승 버스이지만 아침 출근(통학) 시간과 장날을 빼면 늘 한가하다. 운이 좋다면 기사 아저씨와 단 둘이 여행할 수도 있다.6개의 섬을 투어하는 동안 3개의 다리(신지대교, 약산대교, 소랑대교)를 건너고 2번은 배를 타고 간다. 버스가 통째로 배를 탄다. 세월호 사고 이전까지 승객들은 버스에서 내릴 필요가 없었으나 이제 대부분 늙은 승객들은 배를 타기 위해 버스에서 내려 발권해야 한다.고금에서 버스가 배를 타고 신지를 거쳐 완
고산 윤서도를 빼놓고 설명하기 힘든 보길도. 고산은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보길도 전체 형국을 읽고 핵심 요처에 연못과 정자를 앉혀 섬 전체를 정원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다도해의 수려한 경관들로 둘러 쌓인 섬 해안 길은 그의 산책로였을까?윤선도의 호가 고산(孤山) 또는 해옹(海翁)이라는 사실에서도 느껴지듯 이름에서부터 산과 바다를 무척 사랑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이런 연유로 처음 목적했던 제주도가 아닌 이곳 보길도에 머물게 됐는지도 모르겠다.보길도는 다른 섬들과 달리 해안도로가 섬 전체로 이어지진 않았다. 보옥리와 예송리로
최근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길은 편안한 차림에 물 한 병 들고 가벼운 마음을 갖고 나설 수 있는 운동코스로 인식돼 가고 있다. 이에 전국의 많은 지자체에서도 지역 내 옛길들을 정비하고 다듬어서 걷기 좋은 길들로 만들고 걷기여행객들을 유치하는 추세다. 그렇다면 우리 완도군에는 걷기에 좋은 길들이 얼마만큼 있을까! 주말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가벼운 산책 길부터, 파도소리와 함께하는 해안 길, 산새소리 들리는 깊숙한 산 길 등 우리지역 곳곳의 길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올 여름 유난히 덥다. 이럴 때 일수